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16일,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의 출입문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중인 특검이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세계의 주요 뉴스통신사들을 비롯한 외신들도 이를 서울발 긴급뉴스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아에프페>(AFP·프랑스) 통신은 “한국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끈 정치 스캔들과 관련이 있는 뇌물 공여 혐의로 거대재벌 삼성의 후계자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이 이미 갤럭시 노트7 기종의 잇따른 화재 사건과 리콜로 국제적 논란에 휘청거리고 있었다”며 향후 파장에 주목했다.
<로이터> 통신(영국)은 “특검이 지난주 이재용 부회장을 부패 혐의로 소환해 22시간 연속 조사를 벌인 끝에 그가 최순실에게 총 430억원의 뇌물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이규철 특검 대변인의 기자회견을 인용해 “특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경제도 중요하지만 정의가 먼저라는 관점에서 (영장 청구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에이피> 통신(미국)도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전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은 앞서 (국회 청문회에서) 의혹들을 부인했으며, 삼성 쪽은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아무런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 소식을 전하는 미국 <시엔엔>(CNN) 방송 누리집 갈무리.
이밖에 독일 <데페아>(dpa) 통신, 중국 <신화통신> 일본 <교도통신>과 미국 <시엔엔>(CNN), 영국 <비비시>(BBC) 방송,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 타임스> 등 세계 유수 언론들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실시간 주요 뉴스로 다뤘다.
경제전문 매체 <블룸버그 통신>은 “특검 수사는 삼성그룹 경영권을 넘겨받을 이 부회장의 능력과 한국 최대 기업의 리더십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뉴욕 타임스>는“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 요청은 한국을 지배하는 극소수 기업들과 정부 고위층과의 깊은 밀착에 대한 정밀한 조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이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족벌 경영 대기업들의 부패에 맞서 싸우려는 한국의 노력에 획기적인 사건이 되고, 통신·조선 등 산업계 전방위에 뻗친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으려는 이 부회장의 노력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박영수 특검팀은 이날 이재용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재벌 총수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속 여부는 18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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