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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주터키 러시아 대사 암살 순간 포착…‘올해의 사진’ 선정

등록 2017-02-15 17:13수정 2017-02-16 11:55

국제 보도 사진 공모전 ‘월드프레스포토’서
‘사람’ 부문 1위, 한국계 마이클 빈스 김 ‘애니깽’
‘일반뉴스’ 1위는 마약 용의자 즉결심판 이야기
국제 보도사진 공모전 <월드 프레스 포토>(World Press Photo·이하 WPP)는 매년 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수상자와 수상 작품을 발표하면서 국제 사회가 주목해야 할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네덜란드 사진기자들이 1955년 모여 만든 보도사진 공모전이 지금 WPP의 모태다. 2017년 WPP에서 선정된 ‘올해의 사진’은 통신사 AP 사진 기자 부르한 오즈빌리치가 찍은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 암살’ 사진이다. 2016년 12월 19일 터키 수도 앙카라의 한 미술관에서 극단주의 성향을 가진 범인이 러시아 대사를 향해 총격을 가하며 “시리아를 잊지 말라”고 외쳤고, 국제 사회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에 다시 관심을 가졌다. WPP가 선정한 2017년도 공모전 수상 작품을 추려봤다.

메블러트 메르트 알틴타스가 2016년 12월 19일 터키 앙카라의 한 미술관에서 터키 주재 러시아대사인 안드레이 카를포프를 총으로 사살했다. 그는 카를포프 러시아 대사를 향해 총격을 가하며 “알레포를 잊지 말라. 시리아를 잊지 말라”고 외쳤다. 부르한 오즈빌리치 AP 사진기자는 이 사진으로 ‘올해의 사진’을 수상했다. 월드프레스포토 재단
메블러트 메르트 알틴타스가 2016년 12월 19일 터키 앙카라의 한 미술관에서 터키 주재 러시아대사인 안드레이 카를포프를 총으로 사살했다. 그는 카를포프 러시아 대사를 향해 총격을 가하며 “알레포를 잊지 말라. 시리아를 잊지 말라”고 외쳤다. 부르한 오즈빌리치 AP 사진기자는 이 사진으로 ‘올해의 사진’을 수상했다. 월드프레스포토 재단
지난해 12월 19일 안드레이 카를포프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가 암살당하는 찰나의 순간을 담은 사진이 보도됐다. 사진을 보면, 저격범인 메블러트 메르트 알틴타스가 목숨을 잃은 시신 옆에 서서 왼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오른손으로 총을 잡고 있다. “시리아를 잊지 말라”고 소리 지르는 알틴타스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하다. 한 극단주의자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이 사진은 전 세계의 신문과 방송을 도배했다.

AP통신 사진 기자 부르한 오즈빌리치가 촬영한 이 사진은 2016년 보도 사진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2017년 WPP 심사를 맡은 사진가 탄야 합요카는 이 사진을 두고 “수수께끼다. 사실을 거칠게 담은 찰나의 속보 사진이라도 그 저격범의 살해 동기와 관련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의 이번 공모전 심사 과정에 대해 인터뷰한 시사주간지 <타임>의 기사를 보면, 1989년 천안문광장 시위서 ‘탱크맨’ 사진을 취재한 <매그넘>의 사진가 스튜어트 프랭클린 WPP 심사위원장은 “나는 이 사진이 올해를 대표하는 보도사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최종적으로 대부분이 이 사진을 올해의 사진으로 뽑았다. 난 심사위원 가운데 한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인 사진가 메리 에프 칼버트은 “오즈빌리치의 사진이 올해의 사진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사진가로 사는 동안 이와 같은 속보성 사진 취재의 기회를 가지긴 매우 어렵다. 이 사진을 못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사진은 증오와 절망 그리고 좌절 등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모든 걸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시리아에서 발생하고 있는 그 무엇들을 담아내고 있는 사진”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진으로 WPP ‘올해의 사진’과 ‘속보’ 부문 1위를 수상한 오즈빌리치는 수상 소감으로 “이 사진은 제대로 된 언론의 필요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번 수상으로 더 많은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WPP는 오즈빌리치의 사진을 뽑은 ‘올해의 사진’ 외에도 ‘현재 이슈’, ‘일반 뉴스’, ‘장기 작업’, ‘자연’, ‘사람’, ‘운동', ‘속보’ 등 8개 부문에서 각각 스토리 연작 3개, 한 장의 사진 3개씩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을사늑약이 체결된 1905년, 1000여명의 사람들이 일본 인력송출회사의 이민사기로 노예선에 올라 멕시코 이민 1세대가 됐다. 현지서 갖은 고초를 겪은 한국계 이민자들과 그 후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애니깽’이 국제 보도사진 공모전인 <월드프레스포토> ‘사람' 이야기 부문 1위에 올랐다. 마이클 빈스 김 사진가는 이 사진으로 ‘인물’ 이야기 부문 1위에 올랐다. 월드프레스포토 재단
을사늑약이 체결된 1905년, 1000여명의 사람들이 일본 인력송출회사의 이민사기로 노예선에 올라 멕시코 이민 1세대가 됐다. 현지서 갖은 고초를 겪은 한국계 이민자들과 그 후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애니깽’이 국제 보도사진 공모전인 <월드프레스포토> ‘사람' 이야기 부문 1위에 올랐다. 마이클 빈스 김 사진가는 이 사진으로 ‘인물’ 이야기 부문 1위에 올랐다. 월드프레스포토 재단
‘사람’ 이야기 부문 1위에는 한국계 미국인 사진가 마이클 빈스 김의 ‘애니깽’ 사진 연작이 올랐다. 이 사진들은 대한제국과 일본 사이에 을사늑약이 체결된 1905년 당시 일본 인력송출회사의 이민 사기로 노예선에 오른 멕시코 이민 1세대와 그 후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배를 타고 멕시코 ‘에네켄’ 선인장 농장으로 간 한국계 이민자들은 과도한 작업량에 시달렸다. 하지만 도망갈 곳이 없어 임금을 받지 못한 채 농장주의 계속되는 폭행을 견뎌야 했다. ‘애니깽’은 선인장 ‘에네켄’의 한국식 발음이다. 마이클 빈스 김은 현재 한국과 관련해 이민과 언어, 정체성에 대한 취재와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바로 가기 : 마이클 빈스 킴의 사진작업 누리집)

‘일반 뉴스’ 이야기 부문서 1위에 이름을 올린 다니엘 베뢰룩 사진기자의 ‘그들은 우리를 동물처럼 살육하고 있다’ (They are Slaughtering us like animals). 필리핀 내 마약용의자 즉결심판 관련 내용으로 지난 2016년 12월 7일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다니엘 베뢰룩 사진가는 이 사진으로 ‘일반 뉴스’ 이야기 부문 1위에 올랐다. 월드프레스포토 재단
‘일반 뉴스’ 이야기 부문서 1위에 이름을 올린 다니엘 베뢰룩 사진기자의 ‘그들은 우리를 동물처럼 살육하고 있다’ (They are Slaughtering us like animals). 필리핀 내 마약용의자 즉결심판 관련 내용으로 지난 2016년 12월 7일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다니엘 베뢰룩 사진가는 이 사진으로 ‘일반 뉴스’ 이야기 부문 1위에 올랐다. 월드프레스포토 재단
‘일반 뉴스’ 이야기 부문서 1위에 이름을 올린 사진 기자 다니엘 베뢰룩의 ‘그들은 우리를 동물처럼 살육하고 있다’(They are Slaughtering us like animals)는 필리핀 내 마약 용의자 즉결심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사진과 이야기는 2016년 말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를 통해 보도됐다. 프랭클린 WPP 심사위원장은 이 사진을 두고 “보도 사진의 모범이다. 사진만 좋은 게 아니라 살인이 발생하는 구역을 따라 완벽한 글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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