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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에 또…보잉 최신기종 737맥스, 문제 있나?

등록 2019-03-11 11:41수정 2019-03-11 21:18

작년 인도네시아 이어 10일 에티오피아서 추락
이륙 직후 “문제 생겨 회항 요청” 뒤 추락 공통점
중국·인니·에티오피아 “동일기종 운항 잠정 중단”

2017년 상업운항 개시한 차세대 기종 ‘찬물’
전세계 5천여대 주문…국내 항공사도 계약
미국 보잉사의 최신 기종 보잉 737맥스의 비행 모습. 보잉사 누리집 갈무리
미국 보잉사의 최신 기종 보잉 737맥스의 비행 모습. 보잉사 누리집 갈무리
미국 항공기업체 보잉사의 최신 기종인 보잉 737맥스가 5개월 새 2대나 추락하면서 이 기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를 떠나 케냐로 향하던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여객기가 이륙한 지 불과 6분 만에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57명이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189명을 태운 인도네시아 라이언항공 여객기가 이륙한 지 13분 만에 바다에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두 사고는 보잉 737맥스 기종이 이륙 직후 추락했고, 기상 환경이 좋았으며, 추락 전 조종사가 관제 통신에서 조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에티오피아항공 최고경영자인 테월데 게브레마리암은 아디스아바바에서 기자들에게 “(사고 항공기의) 조종사가 조종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회항을 요청해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또 사고 항공기의 정기 점검에 문제가 없었으며, 야레드 게타추 기장은 8000시간이 넘는 “훌륭한 비행 기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인도네시아 사고 항공기 역시 이륙 후 상승 속도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사실이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포착됐으며, 그때도 조종사가 조종이 어렵다며 회항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 항공기 추락 사고의 희생자 유가족 일부는 해당 항공기의 실속 방지 시스템 작동 이상 등 기체 결함을 주장하며 보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항공기를 공중에 띄우는 날개의 양력은 기체의 추진 속도에서 발생하며, 그 속도가 일정 기준보다 낮으면 양력을 잃고 추락하게 된다. 보잉사는 “737맥스 기종은 지금까지 운항한 어느 항공기보다 안전한 기종”이라며 기체 결함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불과 몇달 새 보잉사가 차세대 모델로 자랑하는 최신 기종의 추락 사고가 잇따르면서 항공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 연방교통국 조사국장 출신의 항공 안전 전문가 메리 시아보는 10일 <시엔엔>(CNN) 방송에 “새 브랜드의 항공기가 1년이 안 돼 2건이나 추락한 건 매우 의심스럽다. 이런 일은 그리 쉽게 일어나는 게 아니어서 항공산업에 경종을 울린다”고 말했다.

미국 보잉사의 최신 기종 보잉 737맥스-8 모델의 비행 모습. 보잉사 누리집 갈무리
미국 보잉사의 최신 기종 보잉 737맥스-8 모델의 비행 모습. 보잉사 누리집 갈무리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는 조처도 잇따르고 있다. 아프리카 최대 항공사인 에티오피아항공은 11일 “아직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추가적인 안전 예방 조치로서 해당 기종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항공은 해당 기종을 4대 더 보유하고 있다.

중국 항공안전 당국도 11일 자국 항공사들에 보잉 737 맥스8 기종의 운항의 잠정 중단을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번 에티오피아 항공기 추락 사고의 사망자에는 중국인 8명도 포함됐다. 중국 항공사들은 60여대의 보잉 737맥스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인도네시아 항공 당국과 중남미 케이맨 제도 소속 케이맨 항공도 사고 기종의 국내 운항을 이날부터 일시 중단시켰다.

보잉 737맥스 기종은 보잉사가 복도 1개의 양옆으로 좌석이 배치된 중형급의 차세대 여객기로 개발해 2017년부터 상업운항에 투입된 최신 기종이다. 좌석 수에 따라 737맥스-7(172석), 737맥스-8(210석), 737맥스-9(220석), 737맥스-10(230석) 등 4개 모델이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이번 에티오피아에서 추락한 모델은 모두 737맥스-8 모델이다.

보잉은 737맥스 시리즈는 2011년부터 선주문을 받기 시작해 지난 1월 말 현재 세계 각국 항공사의 총주문량이 5111대에 이르며, 인도한 항공기는 350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제주항공이 50대를 주문해 2022년부터 인도 받는 계약을 맺었으며, 대한항공은 30대 구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국내 항공사들이 주문한 기종은 사고가 잇따른 맥스-8 모델이다.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 항공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기체 결함 때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정비 불량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두 사고의 연관성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사고 원인에 대한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기체 결함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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