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한테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친서에는 김 위원장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연합훈련에 ‘불만’을 표시한 내용이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사실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리는 재선 캠페인 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떠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8일 김 위원장으로부터 “매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으며, 김 위원장과 후속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 후속회담이 있을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친서의 내용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김정은 위원장)는 워게임(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불편해했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정말로 그것(한-미 연합훈련)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로 미뤄볼 때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지난 5일부터 실시되고 있는 한-미 연합훈련에 ‘불만’을 표시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북한은 최근 연달아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연합훈련에 거세게 반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가 ‘인편’으로 전달됐다고 밝혀, 북-미가 제3의 장소에서 접촉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교착상태에 있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해 북한이 제시한 구체적인 조건이나 제안이 포함됐는지도 관심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로 깊어진 한-일 갈등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은 잘 지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중재 의사 표시라기보다는 원론적인 차원의 언급으로 풀이된다.
이용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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