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노동자들이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한 민간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를 격리하기 위한 시설을 짓고 있다. 마닐라/AP 연합뉴스
필리핀에서 우한 출신의 중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감염증에 따른 폐렴으로 사망했다.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자가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필리핀 보건부는 2일 중국 우한 출신의 44살 남성이 전날 신종 코로나 감염증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 남성은 열과 기침, 인후염 등으로 지난달 25일부터 격리돼 치료를 받아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보건부는 “환자 상태가 안정적이었고 증상도 호전되고 있었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환자 상태가 악화하면서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이 환자에게 심각한 폐렴이 발병했다고 덧붙였다.
이 남성은 필리핀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38살 중국 여성과 함께 우한에서 온 동행자라고 보건부는 설명했다. 우한 출신 중국인 남녀는 홍콩을 경유해 지난달 21일 필리핀에 함께 도착했다.
필리핀 주재 세계보건기구(WHO) 대표부의 라빈드라 아베야싱헤 대표는 언론에 “중국 이외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가 사망한 것은 처음”이라면서도 “필리핀 내에서 감염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에서도 31일(현지시각) 처음으로 중국 여행객 2명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전날 저녁 머물던 요크의 한 호텔에서 감염 증상을 보였고, 이후 옮겨진 뉴캐슬의 병원에서 확진 판정이 났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 집계 결과를 보면, 2일 오전 9시 현재 한국을 포함해 27개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이 발생했다.
이용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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