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루즈선 ‘웨스터댐’이 16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정박해 있다. 시아누크빌/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캄보디아에 입항했던 미국 크루즈선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이미 상당수 탑승객이 하선 뒤 자국으로 돌아갔거나 돌아가는 상황이어서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지난 13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입항한 미국 크루즈선 ‘웨스터댐’ 탑승객 중 83살 미국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6일 보도했다. 웨스터댐 탑승객들은 입항 뒤 귀국을 위해 14일부터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이나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 여성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남편과 함께 ‘증상’을 보였으며, 남편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모두 145명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으로 들어왔다며, 증상을 보인 탑승객은 부부뿐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기항지인 홍콩에서 출항한 웨스터댐은 일본, 대만, 필리핀, 타이, 괌에서 입항을 거부당해 2주일가량 바다를 떠돌다 지난 13일 어렵게 시아누크빌항에 닻을 내렸다. 크루즈선에는 41개국 출신 승객 1455명과 승무원 802명이 타고 있었으며, 승객 가운데는 미국인이 651명으로 가장 많았다. 크루즈선 선사인 홀랜드 아메리카는 탑승객 236명과 승무원 747명이 여전히 크루즈선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확진자 소식이 전해지자 네덜란드 항공사인 카엘엠(KLM)항공은 웨스터댐 승객 11명의 탑승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여성과 접촉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캄보디아는 웨스터댐 탑승객 전원의 건강상태를 점검했으며, 유증상자 20명을 대상으로는 정밀검사를 했지만 확진자가 없어 하선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선 직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캄보디아 보건부는 이날 크루즈선에 남아 있는 탑승객 및 승무원의 하선을 잠정 금지했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전했다. 시아누크빌 주정부 대변인은 통신에 “하선하기 전에 발열 검사를 다시 한번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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