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12일 오전 1시30분께(한국시각)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공식적으로 결국 선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현지시각 11일 오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심각한 확산 수준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은 가볍게 혹은 무심코 쓰는 단어가 아니다. 잘못 사용하면 비이성적 공포를 불러일으키거나 (질병과의) 싸움이 (패배로) 끝났다는 정당하지 못한 인정을 통해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현재 전세계의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는 110여개국에 걸쳐 12만여명(사망 4300명)에 이른다. WHO는 감염병 위험 수준에 따라 1~6단계의 경보 단계를 설정한다. 가장 높은 6단계가 ‘팬데믹’이다. 일반적으로 팬데믹은 “대다수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은 바이러스의 전 세계 확산”으로 정의된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이후에 나온 ‘뒤늦은’ 팬데믹 공식 선언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세계 금융시장에서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여행·교역 등 각국 교류의 제한이 더욱 강화될 수도 있다. 앞서 WHO는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 팬데믹을 선언한 바 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지금 상황을 팬데믹이라고 묘사한 건 코로나19가 제기한 위협에 대한 WHO의 평가를 바꾸지 않는다”며 “또 (이 선언 자체로) WHO가 하는 일과 각국이 해야 하는 일을 바꾸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든 국가는 보건, 경제·사회 혼란 최소화, 인권 존중이라는 가치의 한가운데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공중보건의 위기가 아니라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로, 모든 부문과 개인이 싸움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대비, 진단·방역·치료, 전염 차단, 바이러스 정보 취득 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여러 나라가 이 바이러스가 통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집단 감염이나 지역 전염이 벌어지기 시작한 많은 국가들 앞에 놓인 도전은 그들이 (다른 나라에서 취한 통제·대처와) 같은 것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렇게 할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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