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기자회견을 앞두고 도쿄 관저 앞에 도착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도쿄/ EPA 연합뉴스
[토요판] ‘아베 신조가 선택한 길’ 다시보기 ☞ 아베는 평화주의자 할아버지를 말하지 않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늘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기로 한 가운데, 지병 악화로 결국 사임할 의향을 굳혔다고 <엔에이치케이>(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28일 일제히 보도했다. 중3 때 발병한 지병 궤양성 대장염이 결국 집권 1기에 이어 집권 2기 때도 아베 총리의 직접적인 사임 원인이 됐다.
고가 고 <마이니치신문> 전문 편집위원은 지난 26일 기명 칼럼을 통해, 아베 총리가 직접 지병에 대해 솔직히 털어놨던 2012년 가을 ‘소화기병 학회’ 소책자를 소개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당시 자신의 주치의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주제로 대담했다. 아베 총리가 2차 집권(2012년 12월)을 시작하기 전이었다. 학회지를 보면,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증상이 나타나 50년 가까이 지병을 앓고 있다. 고교 시절엔 병명도 모른 채 1년에 한번 정도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에 복통과 혈변에 시달렸다. 1998년 중의원 활동을 할 때는 몸무게가 65kg에서 53kg까지 줄어들 정도로 아파, 게이오대학 병원에 3개월 정도 입원했다.
아베는 신약 효과 덕에 증상이 호전돼 총리에 올랐다. 하지만 병이 악화돼 2007년 9월 1년여 만에 사임했다. 당시 아베 총리가 “좀 쉬었어야 했다”며 사임을 후회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쉽게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으나, 결국 지병으로 인한 두 번째 사임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궤양성 대장염’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정한 난치병으로 증상이 호전됐다가 재차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아베 총리가 이달 17일에 이어 일주일 만인 지난 24일에도 병원에 간 것은 ‘혈액 성분 제거 요법’ 등 특수한 치료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약으로 해결이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는 얘기다. 고가 <마이니치신문> 편집위원은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에서 (건강이 악화된 아베가) 1년 남짓한 총리 임기 동안 뭔가를 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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