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활동가 아그네스 차우(왼쪽부터) 이반 람, 조슈아 웡, 가 23일(현지시각)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슈아 웡(24)을 비롯한 홍콩의 청년 활동가 3명이 법원의 확정 판결에 앞서 전격 수감됐다. 확정 판결은 다음달 2일 내려진다.
23일 <홍콩 프리프레스>의 보도를 종합하면, 홍콩 웨스트카오룽 법원은 이날 공판을 위해 출석한 웡과 아그네스 차우(23), 이반 람(26) 등 3명이 불법시위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자, 변호인 쪽의 보석 요청을 기각하고 곧바로 수감을 명했다.
이들 3명은 송환법 반대 시위 초기인 지난해 6월21일 홍콩섬 중심가 완차이 지역에 자리한 경찰청사 앞 시위를 선동·조직하고, 불법시위임을 알고도 참여한 혐의 등으로 각각 기소됐다. 당시 경찰청 건물을 에워싼 수천명의 시위대는 송환법 즉각 철회와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사과,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것에 대한 철회 등을 요구하며 이튿날 새벽 3시께까지 15시간여 시위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주변 도로와 건물 출입구를 차단하고, 감시 카메라를 부수고 건물 벽에 낙서를 하기도 했다.
애초 차우는 지난 7월 기소 직후 불법 집회 선동과 참여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지만, 웡과 람은 혐의 일체를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날 법원에서 그간의 입장을 바꿔 혐의 내용을 시인했다.
수감된 3명은 지난 6월 말 홍콩보안법 발효 직전 자진 해산한 홍콩 독립 성향의 청년 정치단체 데모시스토당의 지도부로 활동한 바 있다. 특히 웡과 초우는 10대 시절인 지난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70여일 동안 이어진 ‘우산혁명’의 주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 법원 출두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웡은 미리 예상한 듯 “오늘 수감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콩방송>(RTHK)는 웡의 말을 따 “지난 3주 동안 홍콩에서 민주화 활동가와 언론인, 야당 정치인 등 모두 23명이 체포됐으며, 매일이다시피 활동가들이 재판에 넘겨지고, 시위 참가자가 감옥으로 향하고 있다”며 “우리의 투옥이 홍콩의 사법체계가 중국 당국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점에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H6s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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