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23일 옥스퍼드대가 공개한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자료사진. AP 연합뉴스
한국도 구매 계약을 맺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 공동개발 코로나19 백신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늦어질 전망이다.
백신을 개발 중인 옥스퍼드대 제너 연구소 책임자인 애드리안 힐은 9일(현지시각) 미국이 승인을 늦출 경우 미국에는 백신을 내년 하반기에나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힐 박사는 <엔비시>(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식품의약국이 다음달 나오는 자료를 포함해 백신에 대한 자료를 검토했으면 한다”며 “임상시험이 끝나기를 기다린다면 내년 중반 이후나 (공급)될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백악관 백신 개발 프로젝트 ‘워프 스피드 작전’팀을 이끄는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도 지난주 아스트라제네카가 1월 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신청 이후 승인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미 식품의약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8일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9월 6일 백신 임상 시험 참여자에게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해 전 세계에서 시험을 중단하기로 했는데, 이틀 뒤인 8일 미 식품의약국과 긴급승인 관련해 전화 회의를 하면서 이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현재 미 식품의약국 백신 승인을 받기 위해 필요한 임상시험 참가자 3만명도 채워지지도 않았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반 개를 접종하고 한 달 뒤 1개를 맞았을 때가 백신 두 개를 한 달 간격으로 나눠 접종하는 경우보다 효과가 높아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하는 점도 식품의약국 승인이 늦어지는 요인이라고 신문은 짚었다.
그러나 우리 방역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국내 생산이나 도입이 지체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이미 1천만명 분의 백신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르면 내년 2월부터 백신 물량을 들여올 계획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신의 자국민 우선접종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에 대해서도,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다른 경로를 통해 백신을 확보할 예정이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조기원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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