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11일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 편에 서면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담보하기 어려워진다”며 ‘초월적 외교’를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중국은 북한 지원에 주력하고, 러시아도 가세해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며 “최전선에서 대치하는 한국의 안보 부담이 한없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쿼드’ 참여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는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지역의 협의체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문 이사장은 “가장 바람직한 길은 모든 나라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으로, 미-중 대립이 격화될수록 우리의 선택지는 제한되는 만큼 갈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이것을 한국이 사는 길로 ‘초월적 외교’라고 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일 협력에 대해 문 이사장은 “일본의 미국 편들기는 미중 신냉전 고착화로 이어진다”며 “그렇게 되면 한·일 모두 안보 부담이 늘어나고 경제적으로도 손해가 크다. 신냉전에 이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일 간에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지난 2월까지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을 지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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