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겨울이 오더라도 지난해처럼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은 9일(현지시각)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가 백신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로 게임체인저”라며 이렇게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대로 7월4일까지 인구의 70%가 최소 1차례 백신을 맞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고 그 뒤 잘 대처한다면 지난해 늦가을과 초겨울에 봤던 (코로나19) 증가를 보게 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을 가리켜 “우리가 지난 가을·겨울에는 갖고 있지 않았던 와일드카드”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일주일 평균치)가 3만명대였다가 계속 늘기 시작해 1월초 25만여명까지 치솟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변이 확산과 더불어 올 하반기가 되면 비슷한 급증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파우치 소장은 광범위한 백신 접종을 전제로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한 것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 집계로 이날까지 미국 인구의 45.8%가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맞았고, 34.4%는 접종을 완전히 끝냈다.
파우치 소장은 또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이 늘어남에 따라 “우리는 좀 더 자유로워지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콧 고틀립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최근 <시엔비시>(CNBC) 인터뷰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화 지침을 완화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동의한다며 이렇게 답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달 27일 백신 접종을 완전히 끝낸 사람은 대규모 인파 속에 있는 게 아니라면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완화된 지침을 내놨다. 좁은 실내 공간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도 마스크를 쓰라는 게 질병통제예방센터의 현재 지침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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