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각) 가자지구의 거리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초토화 된 모습. 가자/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9일째 이어지고 있다. 가자지구 병원 17곳이 피해를 입었고, 이 지역 유일한 코로나19 치료 시설이 파괴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이 중단되고, 약국도 문을 닫았다. 가자지구 주민 200만명 중 80만명이 사용하던 수도관이 파손됐고, 25만가구에 담수를 제공하던 바닷물 정수시설도 끊겼다. 학교 수십 곳이 문을 닫아 학생 60여만명이 수업을 듣지 못하게 됐다. 주거용 건물 파괴로 가자 주민 7만2천명이 피난을 떠났다. 무엇보다 어린이 61명을 포함해 213명이 숨졌다.
미국 <뉴욕 타임스>가 18일 가자지구의 상황이 이번 이-팔 충돌로 인해 얼마나 더 손 쓸 수 없을 만큼 처참해졌는지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오랜 제한 조처로 인해, 실업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가뜩이나 비참했던 가자지구의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는 것이다.
조너선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뉴욕 타임스>에 “의료시설, 모스크, 학교, 상수도 시설과 같은 민감한 사회기반시설은 목표물이 되거나 폭격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분명히 우리는 예방 조치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신문은 많은 민간인 사망자 숫자와 민간 기반시설의 피해 규모를 감안할 때,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준수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시 국제법에서는 교전 대상이 아닌 민간인 등은 전쟁 중에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없고, 따라서 의료기관이나 민간인 부지를 겨냥한 공격은 전쟁법 위반에 해당된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알리말클리닉의 마지디 다이르 박사는 이 신문에 “공격은 야만적이었다”며 “그것을 정당화할 방법은 없다”고 비판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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