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본 시민이 11일 아베 총리에 대한 조문을 마치고 눈물 짓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세와정책연구회)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대표 자리를 당분간 채우지 않기로 했다.
<지지통신>은 13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아베파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파가 당분간은 후임 회장을 두지 않고 시오노야 류 전 총무회장(72) 등 7명의 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집단지도체제로 파벌을 운영해 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아베파의 간부들이 11일 파벌 사무실에 모여 이 같은 기본적 방향성에 대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통 파벌 대표의 이름을 따 짓는 명칭도 당분간 ‘아베파’로 유지한다. 현역 의원 93명을 거느린 초대형 파벌의 새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분을 막고, 당내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현재 아베파 내에는 아베 전 총리의 영향력과 카리스마를 대체할 만한 똑 부러지는 후계자가 존재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 파벌 내의 주요 인물로는 시모무라 하쿠분(68) 전 당 정조회장(회장대행), 세코 히로시게(59) 참의원 간사장(참의원 회장), 니시무라 야스토시(59) 전 경제제생상, 마쓰노 히로카즈(59) 관방장관,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재상상(58) 등이 있다.
아베 총리의 공백을 메울만한 존재감 있는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새 대표를 뽑으면, ‘도토리 키재기’ 같은 권력 다툼 끝에 파벌이 쪼개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그 때문인지 세코 간사장은 11일 일본 방송에 출연해 파벌 구성원 “전원이 확실히 일치단결해 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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