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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중·러 동해서 기관총 사격훈련…아태지역 미·일 견제

등록 2022-09-05 15:36수정 2022-09-06 02:10

연합군사훈련 ‘보스토크-2022’
홋카이도 190km 해역서 해군 총격
일, 경제수역 밖이라 항의는 안해
1주일간 13개국 5만여명 참여
중, 육해공군 파견 밀월 과시
인도 끌어들여 쿼드 흔들기 노려
러시아 해군 함정이 3일 오후 홋카이도 서해안 가무이곶에서 서쪽으로 약 190㎞ 떨어진 해역에서 기관총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 누리집 갈무리
러시아 해군 함정이 3일 오후 홋카이도 서해안 가무이곶에서 서쪽으로 약 190㎞ 떨어진 해역에서 기관총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 누리집 갈무리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2~3일 동해에서 기관총 사격 등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는 다국적 군사훈련인 ‘보스토크(동방)-2022’의 일환으로 보이며,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첫 대규모 중-러 연합 군사훈련이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는 4일 자료를 내고 “3일 오후 홋카이도 서해안 가무이곶에서 서쪽으로 약 190㎞ 떨어진 해역에서 러시아 해군 프리깃함 3척과 중국 해군의 구축함 1척, 프리깃함 1척, 보급함 1척을 확인했다”며 “이들 함정이 기관총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4일 오전 홋카이도와 사할린 사이의 소야해협을 통과해 오호츠크해 쪽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일 “방위성이 일본 주변에서 외국 함정의 사격을 확인하고 공표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러 해군이 사격 훈련을 한 수역은 동해이며, 일본 정부는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규정하고 있는 해역 바깥쪽으로 판단해 직접적인 항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본 정부는 호위함, 미사일정, ‘P-3C’ 초계기를 보내 정보 수집과 경계에 나섰다.

중·러는 2일에도 동해 북부 해역에서 연해주 방면에 있는 지상군 지원과 해상 항로 및 해상 경제 활동 영역 방어 등을 위한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 해군에선 주력 군함인 055형 구축함 난창함과 미사일 호위함 옌청함 등이 동원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훈련 영상까지 공개했다.

중·러 해군의 연합훈련은 지난 1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시작된 ‘보스토크-2022’ 훈련 중 하나다. 중국은 러시아가 주최하는 단일 훈련에 처음으로 육해공군 병력을 동시에 파견했다. 이번 훈련에 중국군 병력 2천여명, 군용차량 300여대, 군용기·헬기 21대, 군함 3척 등이 투입됐다. 러시아는 중국·인도를 포함해 13개국 5만명이 훈련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병력은 2018년 30만명보다 크게 줄었다. 러시아는 일본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일본에선 북방 영토라 함) 중 2곳을 포함한 육상 7곳과 동해·오호츠크해 해역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 훈련을 참관할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러시아는 이번 대규모 합동훈련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고 있지만 군사적 고립이 없음을 과시하는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을 견제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러의 군사협력 강화는 아태 지역에서 군사·정치적 영향력을 넓히는 일·미에 대한 대항”이라며 “이번에 인도를 처음으로 참가시켜 쿼드(미국·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가 모인 4자 협의체)를 흔들려는 의도도 있다”고 전했다.

중·러가 ‘보스토크’ 훈련이 끝난 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합동 순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군사 전문가 쑹중핑은 5일치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실린 인터뷰에서 “현재 중·러는 다양한 군사 분야에서 상호 교류가 일상화됐다. 보스토크 훈련이 끝난 뒤 2차 합동 순찰을 실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러 해군은 지난해 10월 ‘해상연합-2021’ 훈련을 진행한 뒤 군함 5척씩 10척을 동원해 일주일 동안 일본 열도를 반바퀴 휘감아 도는 등 사실상 ‘무력시위’를 한 바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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