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서울 용산 한남동 관저에서 한국을 방문한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만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망언 제조기’로 악명이 높은 아소 다로 일본 자민당 부총재가 한·일 관계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한국의 역대 대통령은 ‘대부분 죽임을 당하거나 체포된다’는 막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13일 아소 부총재가 전날 일본 정·재계가 결성한 일한협력위원회 국회의원 간담회에 참석해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5년 임기를 마친 뒤 “대체로 죽임을 당하거나 체포된다. 이웃 나라로서 어떻게 교류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소 부총재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정권이 교체돼도 한·일 관계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소 부총재가 윤 대통령을 만나 자리에서도 ‘한국 대통령은 대체로 죽임을 당한거나 체포된다’는 말을 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아소 부총재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5월 각각 한국을 방문해 윤 대통령을 만났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 등 한국 정치사에 뼈아픈 상처를 두고 일본 집권 여당 부총재가 한·일 관계 어려움에 빗댄 것은 부적절한 처사다.
아소 부총재의 막말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아소 부총재가 후쿠오카시 강연에서 연립 여당인 공명당 대표를 비롯한 간부들을 ‘암’이라고 지칭해 반발을 샀다. 공명당이 북한·중국 등 주변국의 미사일 기지 등을 직접 타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 보유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하면서 이런 막말을 한 것이다.
2021년에는 홋카이도 지역 중의원 선거 유세 과정에서 ‘온난화 덕에 홋카이도 쌀이 맛있어졌다’고 말해 농민단체들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결국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앞서 “성희롱은 죄가 아니다. 살인이나 강제추행과는 다르다”고 궤변을 늘어놓거나 “창씨개명은 조선인들이 이름을 달라고 해서 시작된 것”이라고 말해 외교 문제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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