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공동개최와 '한류붐' 등으로 한때 최고조에 달했던 일본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친근감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내각부가 9일 발표한 외교관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57.1%가 한국과의 관계가 '양호하지 않다'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조사에 비해 6.2%포인트가 늘어난 것으로, 1986년 조사 개시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양호하다'는 응답은 34.4%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한국에 '친근감을 느낀다'는 비율도 48.5%로 작년에 비해 2.6%포인트가 낮아졌다.
일본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여론은 1996년 양국관계가 악화되면서 극도로 나빠졌다가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와 드라마 '겨울 연가'를 계기로 한 '한류붐' 등으로 크게 좋아졌으나 다시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독도 영유권 분쟁 등으로 양국간 대립이 심화되면서 일본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외무성 관계자들은 한국에 대한 여론 악화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진단하면서, 아베 신조 총리의 지난 10월 한국 방문 등으로 양국 관계가 회복되고 있어 일본 국민들의 대한감정도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양호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21.7%로 지난해에 비해 2%포인트가 개선됐다. 중국에 친근감을 느낀다는 답변도 34.3%로 1.9% 포인트가 늘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5일부터 15일까지 전국의 성인 남녀 3천명(회답률 57%)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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