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안전한 도시로 이름난 도쿄도 어쩔 수 없는 골머리가 있으니, 바로 악명높은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내 치한 사건들이다. 최근 도쿄 경시청은 집중단속에 나서는 한편 방범카메라를 설치하고 ‘연구회’를 만들 것까지 검토중이다.
일본 언론과 영국 <가디언>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10여년 전부터 도쿄가 도입한 출퇴근 시간대 여성전용칸 제도는 치한사건 억제에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해 1500~1800건이 적발되는데 올 상반기에만 벌써 700건을 넘어섰다. 신고를 꺼리는 여성들까지 생각하면 그 숫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경찰쪽은 보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일본에선 ‘xx선 둘러싸기 치한모임’과 같은 치한들 사이의 정보사이트가 100여개나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들은 들키지 않고 일을 저지르는 방법이나 추천 노선, 들켰을 때 단속을 피해가는 방법 등에 대해 정보를 나누고 있다. 도쿄 경시청은 닷새간 집중단속과 캠페인에 이어 방범카메라 설치도 검토중이지만, ‘경찰권한의 무제한 확대가 프라이버시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매니페스토에서 주장한 민주당 집권으로 실행이 될지는 의문이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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