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경선 출마 검토”…간 총리와 힘겨루기 본격화
지난 6월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퇴임과 함께 일본 민주당 간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던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이 내달 치러지는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간 나오토 총리의 무난한 연임이 예상되던 대표 경선이 혼미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보도를 보면, 오자와 전 간사장은 최근 측근 의원들을 만나 150명에 이르는 오자와 그룹 이외에 하토야마 그룹, 옛 민사당과 사회당 계열 등의 지지가 있을 경우 출마를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측근인 야마오카 겐지 당 부대표도 지난 17일 오자와그룹 회의에서 “지금의 체제로는 나라도 국민 생활도 민주당도 제대로 설 수 없다. 강력한 지도력으로 비상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정치자금 의혹으로 국민여론이 악화돼 있는 상태여서 경선 출마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높았지만, 이들 그룹의 지지가 결정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19일 오후 나가노현에서 열린 하토야마 그룹의 연수회에도 참가했다. 그는 대표 경선을 언급하지 않은 채 “힘을 합쳐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자”고 말했지만 정가에선 간 총리 대표연임 견제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열쇠는 하토야마 그룹 60여명이 쥔 셈이 됐다. 지난달만 해도 간 총리 지지발언을 했던 하토야마 전 총리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으로서는”이라는 조건을 달아 입장이 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하토야마 측근인 나카야마 요시카쓰 의원은 “간 총리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대표경선에 입후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고려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당이 결속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간 총리가 초계파 인사 등을 포함해 오자와 전 간사장 쪽에 뭔가 양보하라는 뜻이라고 <산케이신문>은 해석했다.
차세대 주자인 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상, 오카다 가쓰야 외무상 등은 이미 간 총리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아사히신문>은 이들이 이번 경선에서 일단 간 총리에 힘을 실어 민주당의 트로이카(오자와-하토야마-간) 시대를 마무리한 뒤 차기를 준비하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간 총리 및 차세대 주자들과 오자와 전 간사장 쪽이 민주당의 미래를 놓고 힘겨루기를 벌이는 모양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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