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명 피폭 무릅쓰고 작업
자위대·경찰 “최악 막자”
자위대·경찰 “최악 막자”
“도망가지 않고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도쿄전력 직원들입니다.”
한 도쿄전력 여직원의 일기가 16일부터 일본 트위터와 블로그에 퍼지며 일본인들을 울리고 있다. 이날 다시 181명으로 늘어난 도쿄전력 및 협력회사의 사원, 여기에 17일 상공과 육상작전에 투입된 자위대와 경찰 기동대 등은 ‘최악의 상황’을 막아달라는 일본, 나아가 전세계의 기대를 온몸에 지고 지금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피폭을 무릅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도쿄전력 등은 애초 지난 11일 이후 800명이 현장에서 작업을 벌였다가 방사선량이 급증한 15일 오후 냉각수 주입 관계자 73명을 남기고 퇴각시켰다. <산케이신문>은 이들이 1~3호기 복구작업을 진행했으며,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 폭발 및 수위 저하로 심각한 방사선 유출이 우려되는 4호기는 모니터로 감시하는 게 고작이었다”고 전했다.
상황은 긴급해졌다. 마침내 일본 정부는 결단을 내렸다. 후생노동성이 원전 작업자의 근로기준을 긴급 수정해 작업자 1인당 100밀리시버트였던 연간 방사능 피폭 상한을 250밀리시버트로 완화하며, 16일 108명이 추가 투입됐다. <지지통신>은 여기엔 지방 원전회사에서 근무하다 오는 9월 정년퇴직하는 시마네현의 59살 남성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엔 주저했지만 인생에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키나와 타임스>는 “처음 현장에 있던 3명도 다시 복귀를 자원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방호복과 가스마스크, 헬멧을 쓰고 피폭 방사선량을 재는 기기를 몸에 지닌 채 작업하지만, 시간당 4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량이 나오는 곳은 작업시간이 최대 37분으로 한정돼 있어 작업이 더딜 수밖에 없다. 실제 이들은 살수와 진화작업이 성과를 거두고 전력 복구가 일부라도 성공해야 제대로 된 작업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력 복구를 위해 20여명의 인력도 새로 투입됐다.
17일 상공 물 투하 작전에 나선 자위대 헬기의 경우 지붕이 무너져버린 3호기 상공 90m까지 접근해 물을 뿌렸다. <엔에이치케이>는 이날 90m 상공의 방사선량이 시간당 87.7밀리시버트였다고 전했다. 방위성 쪽은 “피폭량은 1밀리시버트를 밑돌았고 전원 피폭량 측정 결과 이상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작업을 벌이다 중단하긴 했지만, 경찰 기동대의 경우 안에서 조작이 가능한 자위대 특수소방차와 달리 사람이 밖으로 몸을 내밀어야 조작할 수 있어 순간 피폭량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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