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쇼트 연기에 대해 “보기 좋게 자빠져 버렸다.
그 애는 중요한 때는 반드시 넘어진다”…비난 여론 줄이어
그 애는 중요한 때는 반드시 넘어진다”…비난 여론 줄이어
일본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발언은 때와 대상을 가리지 않는 것일까? 2020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모리 요시로 전 총리(사진)가 19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올림픽 여자 피겨 쇼트 프로그램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아사다 마오 선수에서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모리 전 총리는 20일 후쿠오카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아사다의 쇼트 연기에 대해 “보기 좋게 자빠져 버렸다. 그 애는 중요한 때는 반드시 넘어진다”고 말했다. 전체 5위에 그친 피겨 단체에 대해서도 “질 줄 알고 있는 경기(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것이란 뜻)에 마오 선수를 내보내 창피를 당하게 할 것은 없었다”며 아사다를 출전시킨 결정이 옳지 않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일본 대표로 출천한 아이스 댄싱팀에게는 “미국에 살고 있다. (미국 대표로) 올림픽에 나갈 실력이 없었지만 귀화시켜 일본대표로 내보냈다. 일본에선 아이스 댄스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모리 전 총리의 이번 발언에 대해선 일본 국내에서도 비난 여론이 줄을 잇고 있다. 일본체육협회 명예회장인 체육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이 전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안고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에게 경기가 다 끝나기도 전에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도쿄신문>은 “인터넷 등에서 모리 전 총리의 발언을 비판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사다는 20일 열린 프리 경기에서는 생애 최고 점수인 142.71점을 획득하며 쇼트의 부진을 만회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김연아와 함께 여자 피겨계를 양분했던 아사다는 김연아와 함께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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