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1년가량 연기’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 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한 전화회담 뒤 기자단에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경기하고 관객도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하기 위해 대략 1년 정도를 축으로 연기해주지 않겠느냐고 (국제올림픽위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바흐 위원장에게 ‘100% 동의한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5일 오전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급 전화회담을 통해 올림픽 연기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미국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올림픽위도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 뒤 성명을 통해 “2021년 여름 안에” 도쿄올림픽을 개최할 것이라고 확인한 뒤, 일본 정부 등과 이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는 성화는 일본에 계속 남아있을 예정이며, 올림픽 명칭도 ‘2020 도쿄올림픽’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성명에서 도쿄올림픽 연기를 검토한다고 공식 발표한 뒤 “4주 안에 해당 논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잇따라 불참을 통보하고, 유럽과 미국 등 세계 전대륙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신속한 결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1년 연기’는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였다. 올해 하반기로 연기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진정 여부가 불투명해 선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 2022년으로 ‘2년 연기’를 하면 겨울올림픽과 월드컵이 겹쳐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분산된다. 또한 자민당 총재 임기가 내년 9월까지인 아베 총리 입장에서도 자신의 집권 기간 내 개최를 통해 정치적 치적을 내세울 수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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