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가면을 쓴 한 참가자가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방사능 오염 수산물을 권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후쿠시마 수산물 금지와 수출규제를 포함해 한국 등 여러 나라와 분쟁을 겪고 있는 일본이 새로운 정부 조직까지 만들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국제소송 전담 부서로 외무성 국제법국에 ‘경제 분쟁 처리과’를 신설할 예정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또 일본 국가안보회의(NSC) 사무국 역할을 하는 국가안보국(NSA)에서 경제안보 정책을 맡는 ‘경제반’ 인원을 현재 20명에서 내년에 3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일본은 한국의 조선산업 지원 정책, 강제동원 피해자 대법원 판결에 따른 수출 규제 문제 등을 놓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격돌을 앞두고 있다. 인도와는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 제품의 관세 문제로 분쟁을 겪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엔 한국이 2011년 원전 폭발 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것과 관련해 일본이 세계무역기구에서 패소한 바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는 수산물 분쟁의 1심에 해당하는 분쟁처리소위원회에서 일본 주장이 인정됐기 때문에 승소가 확실시됐는데 상급위원회 입증 노력이 불충분해 역전패당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일본에선 이를 계기로 국제분쟁 해결 기구에서 소송 수행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정부 조직 신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정부는 외무성에 ‘경제 분쟁 처리과’를 만들어 판례 정보 등을 축적하면서 농림수산성, 경제산업성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통합 대응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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