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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929호
[정치] 폭로 기자회견 3명의 변호사와 과외 선생님들, 그리고 ‘배후’엔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예고’ 이후 그가 어떤 사람들과 함께 대선판에 뛰어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이 만난 사람 모두를 ‘안철수의 사람들’로 볼 수 없고 지지 세력의 윤곽이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그가 출마를 고민하며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정책팀 가동 “누가 되더라도 도움될 정책 만들자” ‘안철수 캠프’의 실무진 구성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안 원장은 지난 9월11일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이 끝나는 대로 며칠 내에 대선 출마에 대해 국민께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9월14일에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야권 대선 주자’로서의 결심이 선 것으로 보인다. 캠프는 정책팀, 네거티브 대응팀, 공보, 홍보 등의 분야로 나뉜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팀은 이원재 전 한겨레경제연구소장이 ‘코디네이터’를 맡았다. <안철수의 생각>에 담긴 담론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가공·조정하는 역할로 보인다. 안 원장은 지난 8월 말 이 전 소장을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되더라도,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실현될 경우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될 정책을 만들어보자”고 말했다고 네거티브 대응팀에는 지난 9월6일 ‘새누리당 불출마 종용’ 폭로 기자회견에서 나섰던 3명의 변호사가 이미 활동 중이다. 강인철 변호사는 안철수재단 설립을 지휘한 최측근으로, 검사 출신이라는 ‘본업’을 살려 네거티브 대응팀에 합류했다. 금태섭 변호사도 검사 출신으로 검증 대응 사이트 ‘진실의 친구들’ 책임자다. 조광희 변호사는 8월3일 안 원장과 영화 <두 개의 문>을 관람한 이후 캠프 합류가 예상돼온 인물이다. 2006년 강금실,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출신인 한형민씨와 전 <프레시안> 기자 윤태곤씨가 네거티브 대응팀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공식적인 언론 창구는 유민영 대변인과 이숙현 안랩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이다. 유 대변인은 고 김근태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참여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실에서 일했다. 이 부장은 <내일신문> <이데일리> 기자 출신이다. 안 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학계와 경제계, 정치권 등의 전문가와 원로들을 두루 만나 공부도 하고 조언도 구하고 있다. 경제 쪽 인사들 말고는 정치 진출을 모색하며 새롭게 만난 이가 많다. 안 원장이 출마할 경우 든든한 후원자나 멘토 노릇을 할 ‘우호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책을 통해 안 원장 지지 의사를 밝힌 강준만 전북대 교수, 안 원장에게 ‘정책 과외’를 해준 것으로 알려진 문정인·김호기 연세대 교수, 고원 서울과기대 교수,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이 꼽힌다. 최근에는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를 함께 만났다. 안 원장은 이들이 자신과 관련된 글이나 칼럼을 쓰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자신의 의견을 전한다고 한다.
최측근 분류된 박경철 원장은 베트남에 최근 안 원장이 만난 원로 인사들 가운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주일대사를 지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는 각각 경제 분야, 정치·외교 분야의 멘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가 조정래씨와도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조용경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창조한국당 대표로 2007년 대선에 나섰던 문국현 뉴패러다임인스티튜트 대표 등도 안 원장이 조언을 듣는 상대다. 이재웅 다음 창업주, 변대규 휴맥스 대표이사 등은 벤처기업가 시절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살 수 있는 ‘기업생태계’에 대한 의견을 나눠온 사이다. 이들은 최근에도 안 원장과 수시로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과 ‘청춘콘서트’를 함께 했던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도 ‘최측근’으로 불리나, 현재 베트남에 머물며 책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직접적인 정치 행보를 함께 하기는 어려우나, 안 원장의 ‘배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만한 이들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표적이다. 박 시장은 지난 9월13일 안 원장을 서울시청으로 초대해 배석자 없이 35분 동안 만났다. 양쪽은 “지난해 9월6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1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라고 밝혔다. 안 원장이 이 자리에서 박 시장한테 자신의 대선 출마와 관련한 가장 생생한 조언을 들었으리라는 관측이 많은데, 정작 박 시장은 회동 뒤 “정치적인 얘기는 일부러라도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소속인 박 시장은 안 원장을 만나기 전 이해찬 당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박 시장은 광역단체장이기 때문에 안 원장이 출마할 경우에도 공개 지지를 할 수는 없다. 평민당 부총재를 지낸 박영숙 안철수재단 이사장도 기부재단을 맡고 있는 만큼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는 어렵겠지만, 민주개혁 진영의 원로로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안 원장이 만난 이들 가운데 야권 단일화 과정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인물로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법륜 스님, 한완상 전 부총리 등을 꼽을 수 있다. 백 교수가 좌장 구실을 하고 있는 범야권 원로 모임 ‘희망2012 승리2012 원탁회의’는 지난 8월23일 “안 원장은 민주세력의 공동 승리에 확실한 공헌을 할 책임이 있다”며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안 원장의 멘토인 법륜 스님은 최근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만났고, 한 전 부총리는 문 후보의 ‘담쟁이캠프’ 이사장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의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이들이 눈에 띈다. 송호창·인재근 의원, 김효석·김부겸·박선숙 전 의원 등이다. 안 원장은 박원순 캠프 대변인을 지낸 송 의원, 자신이 정치적으로 경의를 표했던 고 김근태 의원의 부인 인 의원을 총선 때 공개 지지한 바 있다. 김효석·김부겸 전 의원은 안 원장을 만나 “민주당과 함께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고, 박 전 의원은 지난해부터 올해 중반까지 이헌재 전 부총리가 주도하는 정책스터디 모임을 안 원장과 같이 했다. 최근에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안 원장과 만난 사실이 공개됐다. 안 지사는 “정치적 의미는 없었다. 작년에도 만난 조금 아는 사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으나, 안 지사가 문 후보와 각별한 사이라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과 각별한 안희정과의 만남 안 원장은 출마할 경우 ‘시민캠프’ 형태의 조직을 꾸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가 꾸렸던 형태다. 안 원장은 지난 9월9일 김민전 교수와 만난 자리에서 “국가를 함께 운영할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많이 있다. 지금 노출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원장 쪽 관계자는 “캠프 참여는 쌍방의 의견이 맞아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대국민 보고회’ 때 캠프의 형태와 면면이 구체적으로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예고’ 이후 그가 어떤 사람들과 함께 대선판에 뛰어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이 만난 사람 모두를 ‘안철수의 사람들’로 볼 수 없고 지지 세력의 윤곽이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그가 출마를 고민하며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정책팀 가동 “누가 되더라도 도움될 정책 만들자” ‘안철수 캠프’의 실무진 구성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안 원장은 지난 9월11일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이 끝나는 대로 며칠 내에 대선 출마에 대해 국민께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9월14일에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야권 대선 주자’로서의 결심이 선 것으로 보인다. 캠프는 정책팀, 네거티브 대응팀, 공보, 홍보 등의 분야로 나뉜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팀은 이원재 전 한겨레경제연구소장이 ‘코디네이터’를 맡았다. <안철수의 생각>에 담긴 담론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가공·조정하는 역할로 보인다. 안 원장은 지난 8월 말 이 전 소장을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되더라도,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실현될 경우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될 정책을 만들어보자”고 말했다고 네거티브 대응팀에는 지난 9월6일 ‘새누리당 불출마 종용’ 폭로 기자회견에서 나섰던 3명의 변호사가 이미 활동 중이다. 강인철 변호사는 안철수재단 설립을 지휘한 최측근으로, 검사 출신이라는 ‘본업’을 살려 네거티브 대응팀에 합류했다. 금태섭 변호사도 검사 출신으로 검증 대응 사이트 ‘진실의 친구들’ 책임자다. 조광희 변호사는 8월3일 안 원장과 영화 <두 개의 문>을 관람한 이후 캠프 합류가 예상돼온 인물이다. 2006년 강금실,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출신인 한형민씨와 전 <프레시안> 기자 윤태곤씨가 네거티브 대응팀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공식적인 언론 창구는 유민영 대변인과 이숙현 안랩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이다. 유 대변인은 고 김근태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참여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실에서 일했다. 이 부장은 <내일신문> <이데일리> 기자 출신이다. 안 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학계와 경제계, 정치권 등의 전문가와 원로들을 두루 만나 공부도 하고 조언도 구하고 있다. 경제 쪽 인사들 말고는 정치 진출을 모색하며 새롭게 만난 이가 많다. 안 원장이 출마할 경우 든든한 후원자나 멘토 노릇을 할 ‘우호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책을 통해 안 원장 지지 의사를 밝힌 강준만 전북대 교수, 안 원장에게 ‘정책 과외’를 해준 것으로 알려진 문정인·김호기 연세대 교수, 고원 서울과기대 교수,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이 꼽힌다. 최근에는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를 함께 만났다. 안 원장은 이들이 자신과 관련된 글이나 칼럼을 쓰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자신의 의견을 전한다고 한다.
최측근 분류된 박경철 원장은 베트남에 최근 안 원장이 만난 원로 인사들 가운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주일대사를 지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는 각각 경제 분야, 정치·외교 분야의 멘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가 조정래씨와도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조용경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창조한국당 대표로 2007년 대선에 나섰던 문국현 뉴패러다임인스티튜트 대표 등도 안 원장이 조언을 듣는 상대다. 이재웅 다음 창업주, 변대규 휴맥스 대표이사 등은 벤처기업가 시절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살 수 있는 ‘기업생태계’에 대한 의견을 나눠온 사이다. 이들은 최근에도 안 원장과 수시로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과 ‘청춘콘서트’를 함께 했던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도 ‘최측근’으로 불리나, 현재 베트남에 머물며 책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직접적인 정치 행보를 함께 하기는 어려우나, 안 원장의 ‘배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만한 이들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표적이다. 박 시장은 지난 9월13일 안 원장을 서울시청으로 초대해 배석자 없이 35분 동안 만났다. 양쪽은 “지난해 9월6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1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라고 밝혔다. 안 원장이 이 자리에서 박 시장한테 자신의 대선 출마와 관련한 가장 생생한 조언을 들었으리라는 관측이 많은데, 정작 박 시장은 회동 뒤 “정치적인 얘기는 일부러라도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소속인 박 시장은 안 원장을 만나기 전 이해찬 당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박 시장은 광역단체장이기 때문에 안 원장이 출마할 경우에도 공개 지지를 할 수는 없다. 평민당 부총재를 지낸 박영숙 안철수재단 이사장도 기부재단을 맡고 있는 만큼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는 어렵겠지만, 민주개혁 진영의 원로로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안 원장이 만난 이들 가운데 야권 단일화 과정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인물로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법륜 스님, 한완상 전 부총리 등을 꼽을 수 있다. 백 교수가 좌장 구실을 하고 있는 범야권 원로 모임 ‘희망2012 승리2012 원탁회의’는 지난 8월23일 “안 원장은 민주세력의 공동 승리에 확실한 공헌을 할 책임이 있다”며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안 원장의 멘토인 법륜 스님은 최근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만났고, 한 전 부총리는 문 후보의 ‘담쟁이캠프’ 이사장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의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이들이 눈에 띈다. 송호창·인재근 의원, 김효석·김부겸·박선숙 전 의원 등이다. 안 원장은 박원순 캠프 대변인을 지낸 송 의원, 자신이 정치적으로 경의를 표했던 고 김근태 의원의 부인 인 의원을 총선 때 공개 지지한 바 있다. 김효석·김부겸 전 의원은 안 원장을 만나 “민주당과 함께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고, 박 전 의원은 지난해부터 올해 중반까지 이헌재 전 부총리가 주도하는 정책스터디 모임을 안 원장과 같이 했다. 최근에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안 원장과 만난 사실이 공개됐다. 안 지사는 “정치적 의미는 없었다. 작년에도 만난 조금 아는 사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으나, 안 지사가 문 후보와 각별한 사이라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과 각별한 안희정과의 만남 안 원장은 출마할 경우 ‘시민캠프’ 형태의 조직을 꾸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가 꾸렸던 형태다. 안 원장은 지난 9월9일 김민전 교수와 만난 자리에서 “국가를 함께 운영할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많이 있다. 지금 노출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원장 쪽 관계자는 “캠프 참여는 쌍방의 의견이 맞아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대국민 보고회’ 때 캠프의 형태와 면면이 구체적으로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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