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체

[뉴스브리핑] 개헌론이 또 불거진 뜻은?

등록 2011-01-25 16:38

다시 개헌론이 불거졌군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일요일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한나라당 고위간부들과 연 만찬에서 “당이 개헌 논의를 제대로 해달라”는 말을 했다는 사실이 오늘 아침 일부 조간신문에 보도되면서죠. 이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브리핑에서 빠지는 바람에 이런저런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군요.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오후 해명에 나서 “원칙적으로 헌법을 바꿔야 할 필요성은 있으나 청와대가 나서서 개헌하라 마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국회 몫이고 국회가 결정할 일”이라고 했네요.

그 정도의 입장이라면 이미 광복절 기념연설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말한 바가 있는데 왜 지금 시점에 특별히 대통령이 그런 얘기를 다시 했을까요? 그리고 왜 대변인들은 그런 말을 브리핑에서 빠뜨렸을까요?

또 다른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니 대통령의 뜻을 조금 알겠네요. 특별히 당 지도부를 부른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 이유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밀고가고 있는 방향이 잘못하면 오해를 받을 수 있어서 (대통령이) 정리를 해준 것”이고, 권력구조 개편에 집중하는 등 “정략적으로 추진하지 말라는 뜻”이 담긴 거라고 하네요. 기본권 문제, 기후변화, 양성평등 문제도 같이 얘기하라는 말이 이런 뜻이라는 거죠.

한마디로 개헌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으니, 이왕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방향과 전략을 바로잡아준 것이라는 거죠.

여권에서 개헌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야당에도 찬성하는 이들이 많은데 표출이 안 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물꼬가 터지면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거죠.

그러나 현실은 이들의 기대와는 다른 것 같네요. 여당 내에서 친박들이야 당연히 반대가 대부분이고, 정두언 나경원 최고위원 등 수도권의 친이 인사들도 반대하고 있으니까요. 친박의 한 의원은 “언제 대통령이 나서서 개헌이 된 적이 있냐. 지금 세상은 구제역과 물가로 난리인데, 되긴 뭐가 되겠냐”고 일침을 놓았다는군요. 다른 친박 의원은 “개헌은 국민적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개헌하려면 대통령이 당당하게 국민들에게 자기 의견을 밝히라”고 했고요.

국회 2/3의 동의가 필요한데, 민주당은 차영 대변인이 곧바로 “여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개헌발언, 이제 지겹다”고 한마디로 걷어차 버렸네요.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는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도 오늘 청와대와 여권의 기류를 접하고 “개헌 당위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도 의견이 통일 안돼 있고 효과적인 성사 가능성도 없는데 우리가 들러리 설 생각은 없다”고 했군요. 그러면서 청와대와 친이 일각에서 자꾸 개헌론을 들먹이는 데 대해 “친이 입장에선 지금 특정한 어젠다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네요. 민주당의 다른 한 간부는 “때만 되면 나오는 국면전환용”이라고 해석하기도 했고요.


개헌론 전도사인 이재오 특임장관이 최근 들어 개헌론 관철을 위해 집요하게 ‘친이’ 인사들에 대한 단속을 하고 있다는데 과연 얼마나 먹혀들지 지켜볼 일입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면, 친박 인사의 말마따나 개헌론도 좋지만 지금 전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구제역과 물가고도 해결하면서 논의하면 어떨지요?

김이택 편집국 수석부국장 ri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많이 보는 기사

미국 여객기-헬기 충돌…67명 추락한 강 ‘수온 1.7도’ 구조 어려움 1.

미국 여객기-헬기 충돌…67명 추락한 강 ‘수온 1.7도’ 구조 어려움

추락 미국 여객기, 수온 1.7도 얼음강으로…“15분 내 의식 잃어” 2.

추락 미국 여객기, 수온 1.7도 얼음강으로…“15분 내 의식 잃어”

김용현 “두어명 반대” 주장한 계엄 전 국무회의…이상민 “전원 반대” 3.

김용현 “두어명 반대” 주장한 계엄 전 국무회의…이상민 “전원 반대”

손석희, 홍준표에 “계엄 웃으면서 할 말 아닌데요” 4.

손석희, 홍준표에 “계엄 웃으면서 할 말 아닌데요”

[단독] 최상목, 12·3 국무회의에 “국무회의 아냐…대기하다 끝” 5.

[단독] 최상목, 12·3 국무회의에 “국무회의 아냐…대기하다 끝”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