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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이명박 경제’의 뒤틀린 두 모습

등록 2011-02-17 16:51

물가와 전세값은 계속 오르고 고용은 늘지 않습니다. 양극화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서민경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어려운 듯합니다. 정부의 구실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오늘 다시 공정사회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모습은 딴판입니다. 오늘치 신문에서도 그 뒤틀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대형금융지주사 얘깁니다. 권력교체기를 맞았던 이들 회사의 최고경영자 자리를 결국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다시 꿰차고 있군요. 이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대 동기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3연임이 확실하다고 합니다. 이 대통령의 고려대 2년 후배인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15일 연임에 성공했지요. 케이비금융지주 회장 자리에는 고려대 출신으로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장을 지낸 어윤대씨가 지난해 7월 취임한 바 있습니다.

결국 이명박 정권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국내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3곳의 회장 자리를 이 대통령 측근 인사가 차지하게 되는 거지요. 과거 군사정권 때도 보기 드물었던 ‘대통령 측근들의 금융장악’입니다. 이런 뒤틀린 모습이 시장경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다른 기사는 노동자 수백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단행한 한진중공업 사례입니다. 이 회사의 조선·플랜트 부문 영업이익률은 2008~09년 12.8~19.7%로 괜찮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정리해고 대상이 된 부산 영도조선소의 지난 2년간 수주실적은 제로입니다. 결정적인 원인은 모두 15억달러를 들여 지은 필리핀 수비크조선소에 있습니다. 이 조선소에 대한 투자 부담이 큰 데다, 지난해 한진중공업이 수주한 선박 29척이 모두 수비크조선소 물량입니다. 영도조선소를 팔고 수비크조선소에 집중하겠다는 시나리오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부자감세’라는 말이 잘 보여주듯이, 이명박 정부는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치중하는 경제정책을 펴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대기업은 공장을 해외로 옮기고 국내경제와 관계를 줄이고 있는 있습니다. 513개 상장기업의 지난해 예상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06조4046억원과 93조4076억원입니다(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상장사의 매출액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은 겁니다. 특히 삼성전자, 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수출 대기업은 금융위기 이후 세계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는 상장사의 수출비중이 2008년 60.81%에서 09년 62.1%로 높아진 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내수 비중은 줄고, 기업 실적 개선과 내수시장이 따로 움직이게 되는 거죠.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33개사의 지난해 9월 말 유보율(벌어들인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은 무려 721.62%나 되지만 서민경제는 갈수록 열악해지는 데는 이런 구조가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뒤틀린 구조를 바꾸는 데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동반성장, 공정사회 등의 구호를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김지석 논설위원실장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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