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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바이러스 공기 전파 막으려면

등록 2022-03-21 18:12수정 2022-03-22 02:31

전자현미경으로 본 코로나19 바이러스. 출처 NIAID
전자현미경으로 본 코로나19 바이러스. 출처 NIAID

[왜냐면] 이병욱 | 사이언티픽리포트 감염병분야 편집위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하는 일주일 합산 신규 코로나 확진자 통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200만명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 분야 세계 선두에 해당하는 수치다. 방역당국은 바이러스 확산이 적을 때는 사회의 긴장도를 높이며 강력한 방역을 했으나, 막상 대규모 오미크론 확산 사태에서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바이러스 전파 원리의 측면에서는, 한국의 경우 확진자 규모나 증가 속도를 볼 때 에어로졸(공기 부유 입자)을 통한 바이러스 공기 전파가 지배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학술지들에 발표된 전파이론 중에서는, 바이러스 에어로졸 구름 이론이 있다. 공기 중 바이러스가 실내 공간에서 구름처럼 모인 후, 사람들을 계속 감염시키고, 감염된 확진자에 의해서 다시 바이러스 에어로졸이 생성되어, 실내 공간의 바이러스 구름이 점점 커진다는 이론이다.

오미크론 공기 전파 대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과학적 방역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요즘 국제과학학술지마다 코로나 대응으로 마스크와 투명 안면가리개, 눈 보호, 공기 정화, 에어로졸 방역 등 일명 비약물적 개입(NP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공기 중 바이러스로부터 인체를 물리적으로 보호하자는 뜻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풀어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기 중 바이러스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으로서는, 고효율 마스크 착용과 눈 보호가 있다. 한국은 마스크 착용은 참여도가 높지만, 눈 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낮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바이러스가 눈, 코, 입으로 침투할 수 있음을 공지하고 있다. 실내 공간에서는 보안경이나 투명 안면가리개 등을 활용하면, 바이러스 동역학의 측면에서 인체 보호 확률이 높아진다고 판단한다. 특히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와 함께 투명 안면가리개를 동시에 착용하면 보호 확률은 더 높아진다고 판단한다. 다만 눈 보호 시 시야 확보에 유의해야 한다.

둘째, 기관책임자나 시설관리자는, 실내공기에 포함된 에어로졸에 대한 정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기간만이라도, 에어로졸의 농도를 전체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공기 정화 방안을 마련하고, 이와 동시에 적절한 장비를 통한 공기 중 바이러스 살균을 시도해볼 수 있다. 특히 환기 효율이 낮은 지하 공간 등은 에어로졸 정화나 살균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사용되는 세가지 도구, 즉 백신, 치료제, 바이러스 전파 차단기술 중에서 가장 순발력 있는 대응을 가능케 하는 도구는 결국 전파 차단 기술이다. 한국은 십수년간 미세먼지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비약물적 개입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도 낮다. 다양한 기법의 에어로졸 방역을 제대로만 할 수 있다면, 일상을 서서히 회복하면서도 바이러스 확산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본다.

현대사회는 과학기술이 지배하는 사회이며, 코로나 사태는 현재 진행형의 과학기술 재난이다. 전세계 과학기술자들의 학술적 토론과 그 결과들에 기반한 방역행정이 되길 요청한다. 코로나 대책의 본질은 경제정책이 아니라, 전염병의 확산을 막는 바이러스 동역학에 있다. 새로운 변이는 계속 출현할 확률이 높다.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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