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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대통령과 검찰총장의 업무 추진 방식의 결정적 차이

등록 2022-08-15 18:19수정 2022-08-16 02:36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왜냐면] 김성대 | <위대한 명품국민 어리석은 불량국민> 저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석달 만에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했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 많은 문제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윤 대통령이 검찰 시절 업무 추진 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검사(검찰총장)는 만들어진 법에 따라 어느 정도 정답이 정해진 일을 한다. 한마디로 법을 어긴 사람의 혐의만 규명하면 된다. 따라서 신속하게 상명하복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된다.

그런데 대통령의 주 업무인 정책 결정에는 해답이 없다. 모든 정책은 공론화를 거쳐 다수결에 의해 결정된다. 이 공론화 과정이 부실하면, 독단적이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비쳐 대통령과 정부는 신뢰를 잃고 지지율이 떨어진다.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과 윤 대통령이 공론화 과정도 없이 만 5살 초등학교 입학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경솔하게 발표해 지지율이 급락한 게 대표적이다. 현장을 무시한 한심한 탁상공론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크게 손상했다. 대통령과 장관이 자신들의 생각을 국민 다수의 생각으로 착각하고 일을 잘못 추진한 사례다.

또 다른 대표적인 예가 ‘주 52시간 근무제’다. 여론조사에서 근로자 2000만명 가운데 70~80%가 찬성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줄곧 주 52시간제 자체가 실패한 정책이어서 개혁해야 한다고 엉뚱한 주장을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뜻을 거슬러 개혁해야 한다고 하니 대통령의 상황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의심만 살 뿐이다. 물론 탄력근무제 확대 등 보완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는 만큼 이 부분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하면 될 것을 아예 완전히 잘못된 제도라고 착각하고 있으니, 근로자들(30~50대) 지지율도 급락했다. 한번뿐인 인생 후회 없이 이 순간을 즐기려는 ‘욜로’와 웰빙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은 ‘칼퇴근’을 매우 중시한다.

다음으로 윤 대통령은 불필요한 말을 너무 쉽게 많이 한다. 때가 돼 조용히 추진하면 될 일을 미리 사방에 드러낸다.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해 노인 공공일자리도 줄이겠다고 해, 60세 이상 저소득층 지지율이 급락한 게 대표적이다. 주던 것을 안 주면 화나는 게 인지상정이다. 공기업 직원 수도, 공무원 수도 줄인다고 하니 젊은층도 좋아할 리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검찰 출신 발탁과 관련해 ‘전 정부는 민변 출신으로 도배했는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식으로 발언해 공정의 가치를 추락시킨 점이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가장 큰 요인인 공정에의 기대를 스스로 무너뜨렸다. 다른 것은 몰라도 공정 하나만큼은 기대했던 국민으로서는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말이 많으면 자주 궁지에 몰린다’(<도덕경> 5장)는 말처럼 대통령은 말과 행동을 태산처럼 무겁게 해야 한다. 또 개인적인 생각과 소신은 접어 두고 국민의 마음(여론)을 자신의 마음으로 삼아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해야 한다.(<도덕경> 49장) 겨울 시냇물을 건너듯 조심하고 국민을 두려워하며 신중하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도덕경> 15장) 또 영광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나라의 모든 불행한 일을 떠맡아 욕먹어가며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힘겹고 어려운 봉사하는 자리임을 명심해(<도덕경> 78장) 민생고 해결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신뢰를 회복하여 지지율을 회복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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