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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불평등·차별적 공무원 임금체계…하위직은 저임금 시달려

등록 2023-06-21 19:05수정 2023-06-22 09:23

지난 5월22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노총과 함께 연 ‘공무원 임금인상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기본급 월 37만7천원 정액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지난 5월22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노총과 함께 연 ‘공무원 임금인상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기본급 월 37만7천원 정액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왜냐면] 전호일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요즘 공무원 살림살이는 어떠한가? 대출금리와 전기, 가스요금 인상에 이어 지하철, 버스요금 등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공요금이 줄이어 오르고 있다. 식사비는 점심 한 끼 1만 원이 넘어가는 등 생활 물가가 모두 오르고 있는데 공무원 노동자의 임금은 치솟는 물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게 올랐다.

공무원 노동자는 항상 국민 곁에 함께하며 코로나19, 홍수, 산불 등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다. 하지만 낮은 보수로 인해 공무원들은 사기가 떨어지고 있으며, 매년 청년 공무원 1만 명이 공직을 떠나고 있다. 공무원시험 경쟁률도 최저로 떨어졌다.

2023년 공무원 임금은 1.7% 정률 인상했다. 그동안 정률 인상으로 인해 하위직과 고위직의 임금 격차는 계속 벌어지는 불평등 문제가 생겼다. 정률 인상으로 9급과 8급 하위직 공무원은 고작 월 2만~3만원 오를 때 대통령과 장관 등 고위직 공무원은 월 20만~30만원씩 올랐다. 그래서 공무원노조는 올해 임금 교섭에서 기본급 월 37만7천원 정액 인상을 요구할 것이다.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공무원의 실질소득 감소분 7.4%에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 2.5%를 더하면 9.9%가 된다. 37만7천원은 전체 공무원 평균 임금에 임금인상률 9.9%를 적용해 산출한 금액이다. 임금이 올라야 청년공무원들을 비롯한 하위직 공무원들이 자기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점심값은 월 14만원으로 한 끼에 대략 6300원꼴이다. 최근 평균 한 끼 식사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서는 가운데 밥 한 끼 제대로 먹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그래서 한 끼 식사 1만원을 위해 정액급식비를 22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공무원은 연가보상비와 시간외근무수당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공무원은 시간외근무를 하면 민간 대비 30% 정도만 지급되고, 야간근무와 휴일근무도 50% 추가 지급되지 않는다. 이러한 차별로 인해 밤에 남아서 근무하거나 휴일 근무를 해도 낮에 근무할 때보다 적은 보상을 받는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불합리한 수당 구조다. 공무원도 연가보상비와 시간외근무수당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한다.

이러한 불평등과 차별로 인해 하위직 공무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1인 가구 최저생활비가 241만원이라고 하는데 9급과 8급 공무원은 월급 실수령액이 200만원 정도다. 이 임금으로 청년들이 어떻게 생존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절박한 마음으로 생존을 위해 공무원의 부당한 임금체계와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무원도 먹고살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공직에 대한 자존감을 지켜 청년들이 공직을 떠나는 것을 막고, 공공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공무원의 임금은 단순히 120만 공무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공부문의 노동자를 포함해 전체 노동자 임금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많은 노동자의 생존권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를 위해 공무원노조는 오는 7월8일 서울에서 2만 공무원이 모이는 생존권 쟁취 총궐기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전체 공무원 노동자가 함께 모여 정부에 의지를 보여줄 것이다. 반노동, 반공무원 정책으로 일관해온 윤석열 대통령은 공무원들의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국민 여러분께도 함께 살자는 공무원 노동자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여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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