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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기여·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체계는 기업 경쟁력의 원천

등록 2023-08-10 18:06수정 2023-08-11 02:35

이창민 한양대 교수 기고 ‘재벌총수 일가의 코미디 같은 임금체계’에 부쳐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6월7일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한화오션 부스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6월7일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한화오션 부스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왜냐면] 이성수 |  ㈜한화 지원부문 사장

매년 사업보고서 공시를 통해 임원 보수가 공개되면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고액연봉을 받는 임원들이 언급되고, 특히 대기업 집단 총수 일가 경영진에게 지급되는 보수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에서는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진 보상 체계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으로서 고민되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고민 끝에 한화그룹은 3년 전 미국 등 해외 기업들에 통용되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국내 대기업 최초로 도입했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은 임원 성과급으로 회사 주식을 지급하되 일정 기간 양도를 금지하는 제도다. 한화그룹은 기존 성과급 제도를 폐지하고, 회사 주식으로 지급하면서 최대 10년 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보상을 실현하도록 하였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을 받은 경영진은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전념할 수밖에 없으므로, 경영진과 회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제도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은 보상 체계의 전면적 개편이라는 점에서, 도입 과정에서 신중을 기해야 했다. 사외이사가 과반수로 구성된 이사회 결의를 거쳤고, 회사 내에서의 역할 등 미리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지급하도록 했다. 임원의 경우, 지배주주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며 매년 이사회 및 주주총회 승인을 받는다.

이를 통해 단기 성과에 급급했던 기존 성과급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회사의 장기 성과를 유도하는 선진적 성과 보상 체계를 마련했다고 자평한다. 그럼에도 종종 양도제한조건부주식이 스톡옵션 규제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방안이라거나, 특정인을 위한 보상 목적으로 이용된다는 오해의 시각들이 존재한다.

최근 한겨레에 실린, 국내 재벌총수 일가의 보수체계를 다룬 기고도 기업의 경영 현실이나 치열한 문제의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회사는 법에 따라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정당하게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계열사 간 임원 겸직은 기업 집단의 경영 효율을 도모하고 경영진의 책임경영을 위한 방편이다. 이때 임원 보수는 개별 근로시간이 아니라 회사에서 수행한 역할 및 기여도에 따라 책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화를 예로 들면, 김동관 부회장은 일반 전문 경영진에게 쉽게 기대하기 어려운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업확장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승진했고, 대내외적으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수준의 능력과 업무 수행 성과를 인정받아 이를 근거로 보수를 책정했다. 그런데도 총수 일가라는 이유로 능력과 무관하게 고속 승진해 고액 보수를 받는다는 편향된 시선을 견뎌야 할까?

한화그룹은 우주·항공,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경쟁력 확보 전략을 가지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두산그룹의 방산 사업을 흡수하며 국내 업계 1위에 올라섰고,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하면서 이제 글로벌 10위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10년 차장으로 입사해 현재 그룹 주력사업 전 영역에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이 있다. 대내외적으로 김 부회장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경영 실패를 지적하고 무능함을 꾸짖는다면 달게 받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광폭 행보를 하고 있는 경영진의 능력을 근거 없이 불신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마련된 보상구조를 문제 삼는 것은 옳지 않다. 기여와 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 체계는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원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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