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김기현 |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3학년
우리나라의 과거를 회상하는 영화를 보면 서로를 챙기는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서로를 챙기는 따뜻한 모습을 날이 갈수록 보기가 힘들다. 한국인의 정이 무엇 때문에 사라지게 된 것일까?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나는 그 이유가 현대인이 자기 자신의 틀에 박힌 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인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창문이 없는 우주선이 우주로 나아가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우주인은 자신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잡고 있던 책을 놓았을 때 바닥으로 떨어진다면 2가지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중력이 작용하는 어떤 행성에 정지한 경우고, 다른 하나는 우주선이 위쪽으로 가속해 관성력이 작용한 경우다. 두 가지 가운데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우주인은 해석할 수 있을까? 정답은 불가능하다. 균일한 중력장의 과정은 등가속하는 기준틀에서의 과정과 동등하게 진행해야 하기에 두 경우는 물리학적 영향 면에서 동등한 상황이다. 따라서 우주인은 자신의 상황을 해석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창문을 뚫어 외부를 관찰하거나 우주선 외부와 통신해 그 상황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우리 삶도 그러하다. 자신의 세계에 갇혀서 외부를 둘러보지 못한다면 우주인의 경우처럼 자신의 상황을 분석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주위와 소통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이 심해지고 그 속에서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급급하다. 그렇기에 더욱이 자신의 틀에 갇히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자연이 그러하듯 고립되고 갇혀있는 세상에서는 도태될 뿐, 진화할 수 없다. 세대 간 창문을 뚫고 남녀가 활발히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방향을 잃고 나아가는 우주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