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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무인택배함을 늘려야 합니다 / 이은정

등록 2020-11-04 18:04수정 2020-11-05 02:37

19일 낮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추모 및 대기업 택배사 규탄과 택배노동자 과로사 예방 호소 택배 소비자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지난 12일 세상을 떠난 택배노동자 고 김아무개씨가 동료에게 보낸 문자가 적힌 손팻말과 국화꽃을 들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19일 낮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추모 및 대기업 택배사 규탄과 택배노동자 과로사 예방 호소 택배 소비자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지난 12일 세상을 떠난 택배노동자 고 김아무개씨가 동료에게 보낸 문자가 적힌 손팻말과 국화꽃을 들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무인택배함을 더 늘릴 것을 주장합니다.

클릭만 하면 물건이 집 앞으로 도착하는 마술이 택배입니다. 하지만 이건 마술이 아닙니다. 구매자 스스로가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팔아야 하는 품(노동)을 택배노동자가 대신 해주는 것입니다.

하루에 이루어지는 인터넷 구매는 수백만건에 이릅니다. (한 전자상거래 업체의 경우 2019년 8월1일 하루에 이루어진 총주문 건수가 75만7천건이었음) 이를 몇만명의 택배노동자(전국택배연대노조 누리집에 ‘씨제이대한통운, 우체국택배, 한진택배, 로젠택배, 롯데택배, 쿠팡 등 5만 택배노동자들’이라고 되어 있음)가 처리하는 것이 현재의 택배가 포함된 물류시스템입니다.

현재 ‘판매자→서브터미널→허브터미널→서브터미널→택배기사→소비자’로 이루어지는 물류시스템에서는 택배기사의 업무가 너무 과중합니다. 택배기사가 각 소비자의 집으로 일일이 직접 배송하는 노동이 너무 엄청납니다. 이 부분의 노동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택배기사의 과로사를 막을 수 있으며 택배가 물류시스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대한민국 물류시스템도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택배기사→소비자’로 이어지는 이 부분에 무인택배함을 늘려 택배노동자의 업무를 조금이라도 줄여야 합니다. ‘판매자→서브터미널→허브터미널→서브터미널→택배기사→무인택배함→소비자’로 이루어지는 물류시스템을 만듭시다.

현재도 무인택배함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는 주로 아파트 입구에만 설치되어 있으며 별로 활성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무인택배함이 물류시스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각 지역에 무인택배함을 늘립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공공장소 등에 무인택배함을 더 늘려야 합니다. 그래서 택배기사는 이곳까지만 배송하고 여기서 소비자가 찾아갈 수 있도록 합시다.

이은정 ㅣ 서울대 민주동문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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