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무지개를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무지개는 대기 중 물방울을 통과한 햇빛이 산란하면서 생긴다. 물론 비가 온 다음에. 코로나19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지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방역조치를 강화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달 초, 한 음식점에 전화했을 때 ‘10명 단위 예약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예약들은 이미 취소됐겠지. 연말연시, 많은 자영업자가 비 맞고 있진 않을지…. 비가 그치고 나면 빗방울일지 그들의 눈물일지 모를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무지개로 변하기를 바란다. 비 맞으며 겨우 버텼다고, 버텨야 했다고 말하듯이.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