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그 안에 있는 핵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때문에 빛난다. 초신성이 되면서 마지막 빛을 뿜어낸 다음 별은 생을 다한다. 별이 빛난다는 사실은 별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운동하러 가는 이른 아침, 좁은 골목에서 별을 봤다. 의류수거함 옆에 축 늘어져 있던 곰 인형의 눈에 별빛이 있었다. 아직 살아 있다고, 일찍 버려졌다고 알리는 듯. 20년 만에 이사하면서 내가 버렸던 많은 물건도 어딘가에서 빛을 뿜어내고 있진 않을까. 쓸모의 기한은 누가 결정하는 게 옳은 걸까. 물건 버릴 때 여러 번 고민하는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