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네, 산과 들 사이로/ 꽃이 지네, 눈물같이/ 겨울이 훑어간 이곳/ 바람만이 남은 이곳에/ 꽃이 지네, 꽃이 지네, 산과 들 사이로…’
가수 고 김광석씨의 2집 앨범에 수록된 ‘꽃’(문대현 작사·작곡)이라는 노래 가사다. 불과 얼마 전까지 산과 들에 봄꽃들의 향연이 전국에서 한창이더니 이젠 푸르름이 대신하고 있다. 열흘 피는 붉은 꽃이 없듯이 시간이 지나면 누구든, 무엇이든 변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잠시 더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인지상정인가 보다. 다시 올 봄을 기다리며, 다시 못 올 2022년의 봄에 이별을 고한다. 철쭉꽃이 진 제주 숨도에서.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