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밤, 3년 만에 열리는 서울 마포 하늘공원 억새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입구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혼잡한 인파 사이에서 한 남자가 전화를 받는다. “우린 이미 와 있어. 러브로 와. 올라오면 딱 보여.” 훤하게 불을 밝힌 조형물 덕에 그들은 어렵지 않게 만났으리라. 사랑은 어둠을 밝히는 빛이기에 예수를 따르던 사도 바울도 고린도 교회에 전한 편지에서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했다. 가난과 질병, 전쟁 등으로 상처 난 이웃을 어루만지는 빛, 그것은 우리들의 ‘사랑’이리라.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