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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신진서 최정의 AG 금메달 꿈 [유레카]

등록 2023-09-10 17:32수정 2023-09-20 10:27

23일 개막하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은 40개 부문 61개 세부 종목으로 구성된다. 금메달 수만 482개이며 2만명 가까운 각국 선수단 규모는 2020 도쿄올림픽(1만1420명, 339개 금메달)을 넘어선다. 양적인 면에서는 올림픽보다 덩치가 크다.

드래건보트, 카바디, 세팍타크로 등 일부 종목은 아시아 회원국의 전통문화를 반영한 것으로 올림픽 무대에서는 볼 수 없다. 올림픽처럼 까다로운 예선을 거치지 않는 것도 대회 규모가 커진 배경이다.

마인드 스포츠는 아시안게임의 중국적 특징을 잘 드러낸다. 중국은 바둑의 종주국이고, 이(e)스포츠는 성장하는 게임 산업과 연관성이 있다. 카드 게임인 브리지는 일찍이 덩샤오핑이 즐겼고, 체스에서도 중국은 강국으로 꼽힌다. 한국은 바둑(10명), 이스포츠(15명), 체스(10명), 브리지(18명) 등 4개 부문에 53명의 선수를 파견한다.

미국의 문학사가 앨런 거트만은 즉흥적인 놀이→규칙에 의해 통제되는 게임→경쟁적인 경기→지성·신체 스포츠로 각 영역을 범주화한 바 있다. 규칙성이나 경쟁이 놀이와 스포츠의 양극을 연결하는 선 위에 있다.

물론 스포츠를 지성이나 신체의 잣대로만 분류할 수는 없다. 머리를 쓰지 않는 신체 활동은 없고, 몸이 바탕이 돼야 두뇌 스포츠도 가능하다. 자체가 목적인 놀이에서도 경쟁심이 있을 수 있고, 프로 선수들이라도 직업이 아니라 즐거움 속에서 경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 체스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브리지나 이스포츠가 도입된 것은 기존의 스포츠 개념과는 거리가 있었다. 중국의 영향을 받는 이번 아시안게임의 다양한 종목 선정도 스포츠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의 영역을 경쟁(육상, 승마, 바둑 등), 구기(축구, 농구, 탁구 등), 대항(태권도, 유도 등), 수상 스포츠(수영 등)의 4개로 나눴는데, 주최 쪽의 재량이다.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부활한 바둑은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 이번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귀중한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최강의 남녀 기사인 신진서와 최정 등 한국 선수들이 단체전과 남자 개인전에 걸린 3개의 금메달을 다시 한번 싹쓸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창금 스포츠팀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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