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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핵폭탄 안전사고 / 김종철

등록 2006-10-31 17:25

유레카
1980년 9월19일 미국 아칸소주 다마스쿠스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던 대륙간 탄도미사일 타이탄2 한 기가 폭발했다. 이 폭발로 철근과 콘크리트로 만든 700톤의 육중한 사일로 문이 떨어져 나갔다. 따로 보관하고 있던 9메가톤의 핵 탄두도 180미터나 날아갔다. 이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15킬로톤)보다 위력이 무려 600배나 강하다. 터졌더라면 미국 중남부 지역이 쑥대밭이 됐을 것이다. 더구나 이 기지에는 당시 타이탄2 17기가 더 있었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사고 원인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단순했다. 정비병이 일상적인 미사일 점검을 하다가 실수로 떨어뜨린 렌치가 사일로 밑바닥에 부딪친 뒤 튕겨올라 미사일 몸통을 치면서 미사일 연료가 새어나와 일어났다.

1980년 미국 국방부가 낸 핵무기 관련 사고 보고서를 보면, 1950년부터 80년까지 발생한 각종 ‘중대한’ 사고만도 32건에 이른다. 평균 1년에 한건이다. 폭격기에 실린 핵무기가 공중에서 떨어진 사건(1957년·뉴멕시코), 고압 헬륨가스가 터져 대공 핵미사일이 불탄 사건(1960년·뉴저지 맥과이어 공군기지) 등 모두 ‘다마스쿠스급 사고’다. 자잘한 사고는 훨씬 더 많다. 1965년부터 77년까지 해군에서만 무려 381건의 핵무기 관련 사고가 있었다고 해군의 공개자료에서 밝혔다.

이중 삼중의 안전조처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도 이 지경인데 북한의 핵 관리가 당장 어떨지 걱정이다. 2004년 4월 발생한 평안북도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의 기억이 생생하다. 타이탄2는 신무기에 밀려 1987년 미국에서 모두 퇴역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투산 근처 그린밸리 미사일 발사기지는 타이탄 박물관으로 변했다. 남북 주민들이 핵 박물관으로 바뀐 북한 영변 핵시설을 둘러보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세계에 자랑할 날을 꿈꿔본다.

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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