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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그때 그 금융수학자들 / 오철우

등록 2008-10-05 21:12

오철우 기자
오철우 기자
유레카
수학자는 미국에서 인기 높은 10대 직업에 속한다. 1990년대 후반 이래 미국 <직업 평가 연감>의 이런 조사 결과는 수학자를 직업인이 아니라 학자라고만 여겼던 국내에선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수학자의 인기는 시대 변화를 보여준다. 수학의 수요는 인터넷 상거래의 필수기술인 암호 개발, 엄청난 양의 생물학 데이터를 푸는 고차원 방정식의 응용, 새로운 개념의 컴퓨터 개발 등의 영역에서 계속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상의 큰 관심이 쏠린 곳이 월스트리트였다. 금융자본의 눈부신 발전 뒤편에서 금융수학은 금융자산의 미래 불확실성과 위험을 계산하고 예측해냈다. 파생금융상품의 불확실성은 수학을 비롯한 금융공학 기법으로 관리됐다.

1999년 3월에 금융수학의 황금시대를 다룬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그때 월스트리트의 금융수학자 두 명과 전자우편으로 인터뷰를 했다. 기업신용 관리회사 대표인 수학 박사는 “금융기업들이 고도의 수리 분석과 해법을 원하기 때문에 많은 수학 박사들이 이곳을 첫 직장으로 택한다”며 “대략 1천여명이 월스트리트에서 활동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은행의 다른 수학 박사는 “수학은 미래를 그대로 예측할 순 없지만 미래 위험을 계산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자신감 넘치던 그곳이 지금 휘청대고 있다. 그때 그 금융수학자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도리는 없다. 그러면서도 미국발 금융위기 소식이 이어지면서, 그들이 지금도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함이 인다. 수학에서 일탈한 금융자본의 욕망이 빚은 위기에 허탈감을 느꼈을까? 확률 미분방정식과 시뮬레이션 분석으로 다 알기 힘든 그 불확실성의 심연을 보며 한계를 떠올렸을까? 불확실성을 관리하던 수학 박사들도 지금 불확실성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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