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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과학의 날 / 오철우

등록 2009-04-05 22:13

오철우 기자
오철우 기자
유레카
“21일 과학기술처는 정부의 독립된 행정기구로서 분리 발족된 지 한 돌을 맞았다. 정부는 이날을 ‘과학의 날’로 제정하고 그 첫번째 기념식 및 제3회 전국 과학기술자대회를 오전 10시 시민회관에서 연다.”(<조선일보> 1968년 4월21일치) 과학기술처 출범 한 돌을 맞아 이날 실린 ‘과학기술 행정 1년’을 평가하는 해설 기사에선 “산업 응용 부문에만 치중, 기초과학 육성 손도 못 대”라는 제목이 눈에 띈다. 제1회 과학의 날에 내린 과학기술 정책 진단이 요즘 들어도 어색하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 과학의 날은 1973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서 정식 기념일로 정해졌고, 올해로 42회를 맞는다.

과학의 날은 68년 태어났지만 과학 기념일은 1934년에 시작됐다. 그해 4월19일치 <조선일보>엔 ‘과학 데이의 의의’라는 제목의 사설이 실렸다. 앞뒤로 며칠 동안 ‘과학 데이’ 준비와 강연·거리행진을 다룬 보도가 이어졌다. 이듬해엔 서울·평양 등에서 더 성대히 치러졌다. 발명학회 설립자 김용관(1897~1967)의 제안으로 시작된 과학 데이 국민계몽 운동엔 여운형·송진우 등 사회 인사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과학지식보급회’ 활동도 이어졌으나, 김용관이 38년 일본 경찰에 체포되면서 시들해졌다.

과학기술처 출범일인 4월21일과 과학 데이 기념일인 4월19일은 불과 이틀 차이이지만 거기에서 얽혀 나오는 기억의 실타래는 다르다. 21일은 국가가 과학기술 정책을 본격화한 날을 기념하며, 19일은 식민지 과학기술자와 지식인들이 내건 국민계몽 운동을 기념한다. 그래서 날짜 차이는 단지 숫자 차이가 아니라 기억의 차이다. 몇 해 전부터 과학 기념일을 다시 정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무엇을 기념해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4월 ‘과학의 달’이 됐으면 좋겠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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