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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혁신자치체 / 박창식

등록 2010-03-14 18:27

박창식 논설위원
박창식 논설위원




일본에선 1960~70년대에 혁신정당과 주민운동 세력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당선시켜 지방자치를 혁신한다는 혁신자치체 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혁신세력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민주주의를 정착시켜야 하고, 혁신정당이 지방자치 레벨에서부터 통치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었다. 도쿄교육대학 교수 출신으로 1967년 도쿄도지사 선거에 당선된 미노베 료키치는 이 운동의 대표적 인물이었다.

당시 도쿄도 선거에서 사회당과 공산당은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두 당은 각자 정책을 제시하고 협의해 정책협정을 맺었다. 어느 한 정당 공천보다는 무소속이 유리하다고 보고, ‘밝고 명랑한 혁신도정 만들기 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이 단체가 지지하는 후보 형식으로 입후보시켰다. 미노베는 당선 뒤 개발 위주가 아니라 시민의 생활과 복지를 중시하는 쪽으로 정책기조를 혁신했다. 보육소를 조성하고 공해대책에서 국가기준보다 22배나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대화 집회, 도민실 운영, 광고와 홍보기능 강화, 심의회 등의 주민참여형 행정을 도입했다. 노인 의료비 무료화, 고령자의 공영교통 무료화 등은 매우 선진적인 정책이었다. 결국 보수적인 중앙정부도 도쿄도가 선도한 조처들을 국가 정책으로 하나씩 받아들여 나가게 된다. 혁신자치체는 일본의 50년여 지방자치 역사에서 지방이 선도해 중앙까지 변화시킨 사례로 기록된다. 미노베는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등 야5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6·2 지방선거에 제시할 공동의 정책구상을 최근 합의했다.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와 4대강 사업 공사 중단 등 이명박 정부와 다른 정책제안들을 두루 담았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지방자치에선 정당간 빛깔 차이가 없다시피 했는데, 이번 정책연합을 계기로 변화가 생길지 모르겠다.

박창식 논설위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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