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대책 발표 이후 집값 변동률
집값 거품이 최근 전세난 ‘주범’
장기전세주택 공급물량 늘리고
건설사 미분양 전세 전환해야
대출규제로 가계파산 예방을
장기전세주택 공급물량 늘리고
건설사 미분양 전세 전환해야
대출규제로 가계파산 예방을
[싱크탱크 맞대면] 부동산 정책 올바른 방향은?
8·29 대책에서 전세난에 대한 대책은 대출지원 확대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올라가는 전셋값은 놔두고 빚내서 전셋값을 댈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은 안일한 대책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사실상 폐지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8·29 부동산 대책의 기조는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선뜻 주택구입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빚을 내서라도 주택구입에 나서라”는 것이다. 지금 같은 높은 부동산 가격에 과연 실수요자들이 정부 정책에 따라 빚을 내서 집을 사려고 할 가능성은 낮아 정책 실효성도 의문이다.
유엔의 주거기구에서 적정주택가격으로 제시하는 기준은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PIR) 4배 정도이다. 도시가구근로자 평균소득이 연 4000만원 정도인 점에 비추어 수도권의 중산층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1억6000만원 정도가 적정가격이다. 서민용의 국민주택규모 주택들도 3억~5억원에 달해, 실수요자인 서민층의 소득수준에는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은 것이다.
부동산 버블이 있었던 미국과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등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년간 30%가량 가격 하락의 과정을 거쳐 거래가 정상화됐다. 거래 정상화의 첩경은 실수요자들의 소득수준에 맞게 가격이 하락하는 가격구조조정이다. 직전의 4·23 대책을 포함하여 2008년 6월부터 2년간 9차례에 걸쳐 반복되는 주택경기 활성화대책은 정부의 의도대로 거래 활성화의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다른 나라가 가격조정을 거쳐 거래의 정상화를 찾아가는 2년 동안 우리는 거래정상화 시기가 자꾸 지연되어 국가경쟁력이 훼손되는 결과만 낳았다. 가격을 낮추어 시장에서 매물을 처분하려던 분양회사, 매도인들에게 정부정책에 힘입어 좀더 높은가격으로 주택을 처분할 수 있으리라는 신호를 주어 시장상황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들이 빚내서 집을 사기보다는 집 사기를 미루고 전세를 찾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지적한 시장상황이었다. 8·29 대책에서 디티아이 대출규제를 풀어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만 제시되었을 뿐 전세난에 대한 대책은 전세자금 대출지원 확대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올라가는 전셋값을 댈 수 있게 대출을 확대해 주겠다는 것은 문제 해결에서 한참 벗어난 안일한 대책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저소득층을 위한 월세형의 공공임대주택뿐만 아니라 수요가 많은 장기전세주택의 공급을 늘려야 한다.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시프트의 청약률이 100 대 1을 넘기도 하는 현상이 이를 잘 보여준다. 서울시의 택지확보와 재정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중앙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장기전세주택으로 전환하고 건설회사의 미분양주택을 전세주택용으로 공급하도록 유도하는 등 전세주택을 늘리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건설사의 미분양주택을 고분양가로 유지하며 정부 특혜정책으로 해소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전세주택용으로 활용한다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평상시에는 전세계약 갱신율이 높다가도 지금과 같이 전셋값이 급등하는 시기에는 임대인이 전셋값을 올려 받을 목적으로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경우도 빈발한다. 주택임차인에게 전세계약을 2년 범위 내에서 갱신할 수 있는 갱신청구권제도를 도입하고 갱신 시에는 보증금 및 전월세 인상률을 5% 정도로 제한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도 필요하다. 물론, 임대인에게도 주택의 재건축, 임대료연체, 직접거주의 필요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갱신거절권을 주어 균형을 기한다면 임대인의 재산권을 과잉침해한다는 논란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도심에서의 과속 재개발·재건축으로 서민들의 전세용 주택인 다가구·다세대 주택 멸실이 가속화되어 서울의 전세난은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2010년 멸실되는 전세용 주택이 4만8689가구인데 공급되는 전세용 주택은 2만2539가구에 불과하다. 전세 수요는 재테크 목적의 투기수요는 없고 오로지 거주 목적의 실수요이다. 조금의 수급불균형만 오더라도 전셋값이 급등하는 전세난을 보이는 것이다. 전세대란은 고려하지 않고, 규제완화, 절차 간소화, 밀어붙이기만 난무하는 개발방식에서 적어도 각 구별로 주택멸실률과 이주수요 등을 고려한 단계적, 순차적 개발허가가 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티아이(DTI·Debt to Income)제도는 채무자의 소득, 즉 갚을 능력을 보고 그에 맞추어 대출을 해 주는 금융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다. 부동산 정책수단이 아니다. 디티아이 40%라는 것은 월(연)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금액이 40%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빚상환에 쓰일 소득이 40%가 넘으면 정상상환이 어렵고,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이러한 보편적 상환능력 판단기준이 세워진 것일 뿐이다. 소득이 낮은 서민도 대출방식을 20~30년간 장기적으로 원리금을 나누어 갚는 식으로 하면 매월(연) 단위 갚아야 할 원리금은 낮아지므로 좀더 많은 금액의 대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디티아이 원리를 지키면 주택담보대출은 장기모기지론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금융기관이 갚을 능력(소득)을 보지 않고 과잉한 대출을 하는 것은 갚지 못하면 채무자의 집이나 재산을 빼앗겠다는 ‘약탈적 대출’(Predatory Lending) 의도의 불법행위로 본다. 엘티브이(Loan To Value·주택담보인정비율)라는 것은 채무자의 소득능력과 상관없이 그 집값의 일정 범위에서 대출을 해 주는 것이어서 집값이 하락하면 금융기관은 망하지 않아도 상환능력이 없는 가계는 파산을 가져올 수 있다. 그것만으로는 역시 과잉대출의 위험이 있다. 우리 주택담보대출의 또다른 위험인자는 3~5년의 거치기간 동안 이자만 갚다가 만기에 일시상환을 하는 만기일시상환대출방식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는 은행이 거치기간을 연장해 주지만, 하락기에는 은행이 원리금 전부의 상환을 요구하여 급매물과 경매물건이 쏟아져 부동산 가격 폭락사태를 불러온다. 미국이나 유럽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이러한 풍선처럼 터지기 마련인 거품대출(Ballon Mortgage)을 채무자의 상환(소득)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약탈적 대출의 한 종류로 보고 이를 제한하고 있다. <한겨레>가 5개 시중은행의 대출방식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러한 거품대출 형태는 만기 후 분할상환을 포함하여 80%에 이른다. 2008년 금융위기 후 미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온 과잉 주택담보대출 대응책은 소득능력을 크게 초과하는 과잉대출, 만기일시상환대출을 제한하고 가계파산 시 거주하는 주택에 대하여는 이를 보전하며 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후자에 대하여는 법무부가 지난 정기국회 즈음에 미국식 파산법 개정을 마련해 놓고 있으나, 은행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법안이 잠자고 있다. 우리도 부동산 가격 급락과 가계파산을 막기 위해서는 미국식 금융위기 방지대책을 참고로 과잉대출금지법과 1가구 1거주주택 구제를 위한 파산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김남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변호사 ※ ‘싱크탱크 맞대면’은 한국 사회 과제에 대한 정책대안을 고민하는 연구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만들어집니다. 다양한 정책현안들에 대한 기관의 연구성과를 원고지 10장 분량의 간결한 글로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두뇌집단이 내놓은 제안이나 자료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안제시도 좋습니다. 문의와 원고는 한겨레경제연구소(heri@hani.co.kr)로 보내 주십시오.
그동안 도심에서의 과속 재개발·재건축으로 서민들의 전세용 주택인 다가구·다세대 주택 멸실이 가속화되어 서울의 전세난은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2010년 멸실되는 전세용 주택이 4만8689가구인데 공급되는 전세용 주택은 2만2539가구에 불과하다. 전세 수요는 재테크 목적의 투기수요는 없고 오로지 거주 목적의 실수요이다. 조금의 수급불균형만 오더라도 전셋값이 급등하는 전세난을 보이는 것이다. 전세대란은 고려하지 않고, 규제완화, 절차 간소화, 밀어붙이기만 난무하는 개발방식에서 적어도 각 구별로 주택멸실률과 이주수요 등을 고려한 단계적, 순차적 개발허가가 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티아이(DTI·Debt to Income)제도는 채무자의 소득, 즉 갚을 능력을 보고 그에 맞추어 대출을 해 주는 금융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다. 부동산 정책수단이 아니다. 디티아이 40%라는 것은 월(연)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금액이 40%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빚상환에 쓰일 소득이 40%가 넘으면 정상상환이 어렵고,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이러한 보편적 상환능력 판단기준이 세워진 것일 뿐이다. 소득이 낮은 서민도 대출방식을 20~30년간 장기적으로 원리금을 나누어 갚는 식으로 하면 매월(연) 단위 갚아야 할 원리금은 낮아지므로 좀더 많은 금액의 대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디티아이 원리를 지키면 주택담보대출은 장기모기지론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금융기관이 갚을 능력(소득)을 보지 않고 과잉한 대출을 하는 것은 갚지 못하면 채무자의 집이나 재산을 빼앗겠다는 ‘약탈적 대출’(Predatory Lending) 의도의 불법행위로 본다. 엘티브이(Loan To Value·주택담보인정비율)라는 것은 채무자의 소득능력과 상관없이 그 집값의 일정 범위에서 대출을 해 주는 것이어서 집값이 하락하면 금융기관은 망하지 않아도 상환능력이 없는 가계는 파산을 가져올 수 있다. 그것만으로는 역시 과잉대출의 위험이 있다. 우리 주택담보대출의 또다른 위험인자는 3~5년의 거치기간 동안 이자만 갚다가 만기에 일시상환을 하는 만기일시상환대출방식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는 은행이 거치기간을 연장해 주지만, 하락기에는 은행이 원리금 전부의 상환을 요구하여 급매물과 경매물건이 쏟아져 부동산 가격 폭락사태를 불러온다. 미국이나 유럽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이러한 풍선처럼 터지기 마련인 거품대출(Ballon Mortgage)을 채무자의 상환(소득)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약탈적 대출의 한 종류로 보고 이를 제한하고 있다. <한겨레>가 5개 시중은행의 대출방식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러한 거품대출 형태는 만기 후 분할상환을 포함하여 80%에 이른다. 2008년 금융위기 후 미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온 과잉 주택담보대출 대응책은 소득능력을 크게 초과하는 과잉대출, 만기일시상환대출을 제한하고 가계파산 시 거주하는 주택에 대하여는 이를 보전하며 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후자에 대하여는 법무부가 지난 정기국회 즈음에 미국식 파산법 개정을 마련해 놓고 있으나, 은행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법안이 잠자고 있다. 우리도 부동산 가격 급락과 가계파산을 막기 위해서는 미국식 금융위기 방지대책을 참고로 과잉대출금지법과 1가구 1거주주택 구제를 위한 파산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김남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변호사 ※ ‘싱크탱크 맞대면’은 한국 사회 과제에 대한 정책대안을 고민하는 연구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만들어집니다. 다양한 정책현안들에 대한 기관의 연구성과를 원고지 10장 분량의 간결한 글로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두뇌집단이 내놓은 제안이나 자료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안제시도 좋습니다. 문의와 원고는 한겨레경제연구소(heri@hani.co.kr)로 보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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