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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DIY 생물학

등록 2010-12-27 21:13

오철우 기자
오철우 기자
‘스스로 하기’(Do-It-Yourself)는 흔히 가구나 장난감의 부품을 소비자가 직접 조립해 완성품을 만드는 일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줄여서 디아이와이(DIY)라 부른다. 이 말이 이제는 생물학 활동에도 붙는다. 이른바 ‘디아이와이 바이오’다. 실험 도구가 다루기에 간편해지고 생물학 지식과 데이터도 공개 정보로 디지털화하면서, 전문 연구기관에 속하지 않은 생물학 애호인이 생물학을 읽거나 듣지 않고 손으로 직접 해보는 시대가 됐다. 이런 이들을 ‘아마추어 과학자’ ‘시민 과학자’라 부르기도 한다.

디아이와이 생물학은 유행이 아니라 경향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엔 미국의 대통령 생명윤리위원회가 유전자 부품을 설계·조립해 유전자 합성 생물을 만드는 합성생물학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내면서 디아이와이 생물학을 중요하게 다뤘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5월 미국에서 인공 유전체로 합성세포가 처음 만들어져 ‘바이오 테러’나 ‘바이오 에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오바마 대통령이 위원회에 보고서를 요청한 지 반년 만에 나온 것이다. 위원회는 합성생물학이 백신·약물·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혜택’과 더불어 유전자 합성에 따른 ‘위험’이라는 두 얼굴의 불확실성을 지니므로 ‘연구는 허용하되 감독은 강화하는’ 중간의 길을 택하는 게 합당하다고 권고했다.

보고서에서 대학과 산업계 연구기관과 함께 디아이와이 생물학을 중요하게 다룬 점이 눈에 띈다. 실제로 이 분야는 성장해왔다. ‘디아이와이바이오’(DIYbio.org)라는 단체도 생기고 미국 뉴욕엔 비슷한 뜻으로 출범한 ‘진스페이스’라는 실험공간도 생겨났다. 유전자 설계 경연대회도 열린다. 은퇴한 과학자도 참여하고 시민도 참여한다. 위원회는 합성생물학의 안전성 규제를 위해 이들과도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과학이 전문직업이 된 시대에 등장한 낯선 과학문화에는 시민 참여와 안전성 우려라는 두 얼굴이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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