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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배신 정치 / 김이택

등록 2011-05-11 20:00

김이택 논설위원
김이택 논설위원
“전임은 권력과 힘으로 통치했고 나는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 더불어 정치하는 겁니다.” 5공 청산 작업이 한창이던 1988년 11월 대통령 노태우는 중단을 요구하는 전두환의 뜻을 수용할 수 없음을 참모에게 밝히며, 5공과의 결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가 “국민들을 풀어주기 위해 ‘다 잘못이다’라고 인정해야 한다”고 몰아붙인 지 9일 만에 전두환은 백담사로 들어갔다.

정치판에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건 만고의 진리다.

“저도 이제 70입니다.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이렇게 물러나면 모든 비난을 뒤집어쓰게 됩니다. 이번만은 못하겠습니다.” 2001년 10·25 재보선 패배 뒤 여당 소장파는 인적 쇄신을 요구하며 총재인 대통령까지 공격했다. 대통령 김대중은 11월7일 정책기획수석 박지원을 권노갑에게 보내 정치 일선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다음날 홀로 총재직을 사퇴했다. 40년 동지의 첫 항명에 김대중은 자서전에서 “역시 정치는 생물”이라며 “슬펐지만 서운했다”고 썼다.

“정치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핵심요소는 정체성입니다. … 당신 지지율 떨어졌으니 차별화해야 되겠다고 하면 인간적으로 배신자입니다.” 노무현은 못다 쓴 회고록 <성공과 좌절>에서 2007년 여당 대선후보 정동영의 차별화 행보에 진한 섭섭함을 털어놨다.

1990년 야당에서 여당으로 변신해 지지층을 ‘배신’한 김영삼 역시 대통령 임기 말 대선 후보 이회창이 자기 모양의 인형을 불태우자 배신감을 토로했다.

최근 원내대표 선거 뒤 이재오 특임장관이 “배신은 한번으로 족하다”며 이상득 의원을 겨냥하자 이 의원계 의원은 “이재오계가 먼저 배신했다”고 맞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정두언 의원 말대로 이 의원이 “국회의장을 하고 싶어서” 박근혜 쪽에 줄서려 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형님의 변신을 동생도 배신으로 받아들일까. 김이택 논설위원 ri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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