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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조한욱의 서양사람] 이쯤은 해야 퍼스트레이디

등록 2012-12-05 19:30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존 애덤스는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의 부통령으로 봉직한 뒤 제2대 대통령이 되었다. 그래서 부인 애비게일은 미국의 첫번째 세컨드레이디(부통령 부인)이자 두번째 퍼스트레이디라 불린다. 아들 존 퀸시 애덤스는 제6대 대통령이었다. 남편은 정무 때문에 집을 떠나는 일이 많았다. 애비게일은 남편에게 보낸 편지에서 정치를 포함한 여러 문제에 조언했고, 남편은 그것을 잘 받아들였다.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였을 때, 재정 적자에 허덕이던 영국은 식민지 주민도 영국 시민이기에 세금을 내야 한다며 새로운 세원을 만들려 했다. 식민지 주민들은 영국 의회에 자신들을 대변하는 의원이 없으니 ‘대표 없는 과세 없다’고 반발했다. 그들의 저항은 보스턴 차 사건으로 이어졌다. 인디언 복장으로 위장한 시민들이 영국 선박에 올라 영국 세금이 부과된 차 수백 상자를 바다에 내던진 것이다.

영국은 보스턴 항구를 폐쇄하는 등 식민지에 압박을 가했다. 식민지에서는 대표자들이 모여 대륙회의를 개최하며 식민지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려 했다. 존 애덤스는 대륙회의가 열린 필라델피아로 떠났다. 가정과 농장 일을 거의 홀로 관장하며 여섯명의 자녀와 손주들까지 키운 애비게일은 외지에 있던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곤 했다.

한 편지에서는 ‘대표 없는 과세 없다’는 정치적 구호에 절묘하게 빗대어 여성의 권리를 옹호했다. “남편들 손에 무제한의 권력을 쥐여주지 마세요. 부인들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우리는 반역을 꾀할 겁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는 법, 즉 우리의 대표가 없는 법은 따르지 않을 겁니다.” 다른 편지에서는 노예제를 비판했다. “동료 인간들로부터 자유를 박탈하는” 미국인들이 외치는 “자유를 위한 열정”은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글 쓰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흑인 소년을 이웃의 반대를 무릅쓰고 학교에 보내기도 했다.

진정한 퍼스트레이디, 일급의 부인이라 부르고 싶다.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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