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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신 3반’ / 백기철

등록 2013-04-02 19:19

마오쩌둥은 신중국 건국 초기인 1951년 이른바 ‘3반 운동’을 전개했다. 반횡령·반낭비·반관료주의 투쟁이 명분이었는데 실은 국민당 세력을 숙청하려는 정치운동이었다. 대중이 참여해 ‘호랑이’로 불리는 횡령범 등을 찾아내 공개적으로 단죄하는 방식이었다. 3반 운동은 이듬해 5반 운동으로 확대되는데 상공업 부르주아를 대상으로 하는 본격적인 계급투쟁이었다.

최근 외신은 중국 정부가 5개 항의 보도준칙을 정하면서 ‘신 3반’, 즉 반당·반국가·반민족 행태를 보이는 매체를 용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보도준칙의 핵심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에 반하는 매체 출현을 불허한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공산당 일당독재에 대한 도전을 철저히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덩샤오핑은 1979년 사회주의, 프롤레타리아 독재, 당의 지도,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을 지켜나가자는 4대 원칙을 제시했는데, 이는 향후 30년 정치노선의 기조가 됐다. 1989년 천안문 사태 유혈진압 역시 이 노선의 연장선상이었다. 덩샤오핑은 92년 남순강화를 통해 사회주의 시장경제 노선을 확립하는데, 이때부터 경제의 개혁·개방과 정치의 일당독재를 두 축으로 하는 특유의 국가질서가 구축됐다.

지난달 취임한 시진핑 주석이 부인 펑리위안과 함께 순방외교를 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지만, 그 역시 덩샤오핑 노선의 충실한 추종자임이 틀림없다. 신 3반 운운하는 게 그 징표다. 민주개혁의 핵심 요건인 언론자유를 허용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천안문 사건의 주역 왕단은 그의 책 <왕단의 중국 현대사>에서 “지난 30년간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민주화도 점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는 일방적인 소망이었다”며 “정치의 어떤 영역에서 중국은 50년 전보다 퇴보했다”고 적었다.

백기철 논설위원 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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