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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엘즈버그, 폰팅, 이문옥, 스노든 / 김지석

등록 2013-07-10 19:06

1982년 5월2일, 영국의 핵잠수함 콩커러가 남대서양 포클랜드 인근 해역에서 3발의 어뢰를 쐈다. 아르헨티나의 순양함 벨그라노는 35분 뒤 바닷속으로 가라앉았고 1100명가량의 승무원 가운데 321명이 숨졌다. 포클랜드 전쟁이 사실상 끝나는 순간이었다. 2년여 뒤인 84년 7월, 영국 정부의 발표 내용 가운데 여럿이 거짓임이 밝혀졌다. 무엇보다 벨그라노는 피격 당시 봉쇄수역 바깥에 있었다. 관련 정보를 국회의원에게 넘겨준 사람은 당시 국방부 직원이었던 역사학자 클라이브 폰팅(1946~)이었다. 그는 비밀 누설 혐의로 재판정에 섰으나 85년 2월 배심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1971년 6월13일 베트남전쟁에 관한 미국 국방부 극비문서(펜타곤 페이퍼)가 <뉴욕 타임스>에 보도됐다. 미국이 오랫동안 전쟁 기회를 엿보다가 베트남을 선제공격했다는 내용이었다. 전직 해군 장교로 이 문서를 건네준 대니얼 엘즈버그(1931~)는 곧 체포돼 간첩 행위와 절도 등 12개 혐의로 기소됐다. 73년 5월 법원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990년 5월, 이문옥(1937~) 감사원 감사관은 23개 재벌 계열사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 비율이 43%로 드러났는데도 업계의 로비를 받은 상부의 지시로 감사가 중단됐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검찰에 구속됐다가 60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고 다음해 1월 파면됐다. 그는 긴 법정투쟁 끝에 96년 4월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같은 해 파면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도 이겼다.

이들은 모두 내부고발자(whistle blower)로서 공익적 행위를 했다. 그래서 무죄다. 그러나 에드워드 스노든(1983~) 전 미국 중앙정보국 직원은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6월23일부터 모스크바 공항에 갇혀 있다. 엘즈버그는 영국 <가디언>에 기고한 ‘경찰국가 미국으로부터 우리를 구하다’라는 글에서 “미국 역사상 스노든의 국가안보국(NSA) 기밀 유출보다 더 중요한 폭로는 없다”고 했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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