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사회에 나타나는 명성과 보상의 불균등을 설명하는 오랜 용어가 있다. 1960년대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만든 ‘마태효과’라는 말은 저명한 과학자일수록 명성과 보상을 받을 기회를 더 많이 얻으면서 부익부 빈익빈의 결과를 낳는 현상을 가리킨다. 주목받는 과학자의 논문은 더 많이 인용되고, 더 많이 인용되니 더 큰 명성을 얻는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도 빼앗기리라”는 성경 마태복음 25장 29절을 인용해 이런 이름을 붙였다.
마태효과는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조하는 과학자 사회의 고유한 특징을 보여주는 용어로 자주 언급되며 거기엔 불균등 보상이 과학 발전을 촉진하는 요소 중 하나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그 부익부 빈익빈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근래 자주 들린다. 국내에서도 연구비 분배 체제를 둘러싼 논란은 자주 벌어지곤 한다.
때마침 불균등을 주제로 다룬 과학저널 <사이언스> 특집에서 한 사회학자의 글이 눈에 띈다. 셰위(위 시에) 미시간대 교수는 ‘비민주성: 과학계의 불균등’이란 글에서 개인과 연구기관, 그리고 국가 간 불균등이 10여년 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피면서, 과학자 사회의 불균등 문제를 짚는다. 분석을 보면 국가 간 불균등은 세계화와 인터넷 등 영향으로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연구자 개인 사이, 대학 또는 연구기관 사이의 불균등은 커지는 추세로 나타난다. 그는 ‘승자독식’ 같은 현상마저 보인다고 진단한다. 박사 인력은 늘지만 보상·분배 체제는 제자리인 것이 불균등 심화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이루는 데 불균등 보상이 긍정적 효과를 발휘한다지만 그것이 심화하는 요즘엔 적절한 규제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마태효과의 장에 들어가기 전인 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보완책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은 귀 기울여 들을 만하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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