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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힉스 공장’ / 오철우

등록 2014-09-23 18:32

힉스 입자는 우주가 왜 지금 이 모습인지, 왜 물질은 질량을 지니는지 설명하는 물리학 표준이론에서 꼭 필요한 기본입자 중 하나다. 오랜 동안 실체가 드러나지 않다가, 2012년 둘레 27㎞로 세계 최대인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에서 검출됐다. 2013년엔 힉스의 존재를 반세기 전에 예측했던 이론물리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았다. 힉스의 존재가 확인된 뒤에도 물리학이 풀어야 할 물음은 여전히 많다.

더 진보한 연구를 위해, 힉스 생성·붕괴의 찰나를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이른바 ‘힉스 공장’(힉스 팩토리)이라는 차세대 입자가속기의 건설 논의도 점점 구체화한다. 현재 최대인 엘에이치시의 부근에 둘레 80~100㎞의 미래 원형 충돌기(FCC)를 짓자는 구상, 길이 31㎞의 국제 선형 충돌기(ILC)를 짓자는 구상이 힉스 공장 건설의 두 갈래를 이루어 왔다. 2035년 건설을 목표로 삼는 두 구상엔 유럽, 일본이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중국도 나섰다. 중국 물리학자들은 지난해부터 차세대 가속기 건립을 추진한다는 예비구상을 밝히던 터인데, 7월엔 베이징 고에너지물리연구소(IHEP) 소장이 직접 국제학술회에서 구상을 발표했다. 관련 보도를 보면, 독자 계획으로 30억달러를 들여 2028년까지 둘레 52㎞의 원형 충돌기(CEPC)를 짓고자 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가 참여하면 80㎞로 확대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 구상의 밑바탕엔 경제개발과 연구개발에서 이룬 성장의 자신감이 있다. 올해 발표된 미국과학재단(NSF) 조사에서, 중국은 연구논문 수에서 유럽연합(전체)과 미국을 바짝 뒤쫓아 3위를 차지했다.

현대 과학에서 거대 가속기는 강성부국을 보여주는 상징물이기도 하며 요즘엔 국제 협력연구의 장으로도 빛을 발한다. 힉스 공장인 차세대 입자가속기가 차세대 협력연구를 더욱 드높이는 장으로 모색되기를 기대해 본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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