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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김지석 9단 / 김지석

등록 2015-01-18 18:49

바둑은 게임이자 스포츠다. 바둑계의 총본산인 한국기원의 바둑규칙 제1조는 ‘바둑은 두 사람이 흑과 백의 바둑돌로 규칙에 따라 바둑판의 교차점에 교대로 착수해 쌍방이 차지한 집이 많고 적음으로 승패를 가리는 경기’라고 규정하고 있다. 바둑은 우리 문화의 한 요소이자 심미적 대상이기도 하다. 바둑인구(바둑을 둘 줄 아는 사람)는 1980~90년대에 비해 비율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성인 인구의 4분의 1(1000만명 이상)에 이른다.

바둑의 길은 끝이 없다. 바둑학의 권위자인 문용직 5단은 “바둑은 알고 난 다음에, 아는 만큼 생각하고 또 생각할 수 있는 바로 그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정석이라는 말이 바둑에서 나온 것이긴 하지만 고수에게 정석은 없다. “부분을 항상 전체와 연결해 생각한다면, 부분은 다른 부분 간의 관계에 의해, 전체와의 관계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대로 따라야만 하는 정석이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인생의 고수’에게도 적용될 말이다.

한국 바둑이 김지석(26) 9단의 시대를 맞고 있다. 잘나가던 우리 바둑계가 2013년 세계대회 무관을 기록했다가 김 9단의 지난달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우승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그는 지난해 세계대회에서 16승1패라는 엄청난 전적을 기록했다.

바둑을 잘 두려면 처음에는 기억력과 추리력이 중요하지만 올라갈수록 추상화 능력과 체력, 승부욕 등이 중요해진다고 한다. 김 9단은 예전엔 유도를, 지금은 배드민턴을 한다. 하지만 그는 승부욕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한다. ‘어떻게 지더라도 두려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내려놓고 바둑을 두니 오히려 결과가 좋았다’거나 ‘승부욕 같은 좁은 심리로는 멀리 못 간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실력은 천천히, 점진적으로 는다. 하지만 승부를 바라보는 안목 같은 것은 문득 뛰어넘을 수 있다”고 했다. 돈오점수(頓悟漸修)라는 얘기다. 그는 수양론에서도 고수인 것 같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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